[CFO 워치]콘텐츠에 꽂힌 스탠퍼드 출신 투자 전문가엔씨소프트 유주동 실장, '신중한' 신념 바탕으로 숨은 보석 찾기 열중
서하나 기자공개 2020-06-16 08:13:5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과감한 투자 등과 거리가 먼 편이다. 리니지 IP 게임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덕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투자를 진두지휘하는 유주동 투자실장(상무)의 '신중한' 투자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유 실장은 2016년 열린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인수·합병(M&A)을 하게 되면 바로 회사 실적에 잡히고 투자자 입장에서 바로 성적표가 나온다"면서 "몇 년간 일정 지분을 투자해 핏이 맞는지 확인한 다음 포트폴리오 궁합을 보고 확대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투자 스타일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그는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투자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콘텐츠 전문가이기도 한 유 실장의 특명은 콘텐츠 분야에서 '숨은 보석을 찾는 것'이다.
2014년 엔씨소프트는 한창 PC 게임 중심이던 포트폴리오를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모바일 분야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신사업도 물색했다. 처음에는 드론 제조업체인 '바이로봇'에 15억원, 모바일 게임 개발사 '노븐'에 5억원 등 투자처의 범위가 넓었다.
엔씨소프트의 투자 키워드가 '콘텐츠'로 집중되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 유주동 상무가 엔씨소프트에 합류하면서다. 당시 회사는 외부 벤처기업에 투자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적합한 인물을 물색하고 있었다. 마침 여러 벤처투자사(VC)를 거치며 콘텐츠 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유 실장이 눈에 들어왔다.
유 실장은 2015년 4월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당시 '코퍼레이트 개발실(현 투자실)'의 총책임자를 맡았다. 이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의 투자 기조도 달라졌다. 유 실장은 2014년 CFO로 선임된 윤재수 부사장과 함께 우수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와 신기술,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이끌기 시작했다.
유 실장의 첫 작품은 2015년 11월 '재담미디어'다. 재담미디어는 2013년 3월 만화 전문 미디어의 편집장 출신이 세운 만화 기획 제작 매니지먼트사다. 당시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글로벌사업팀을 운영 중이었다. 자체 IP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던 엔씨소프트와 만화 제작 등 사업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회사는 2017년 재담미디어에 30억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그의 콘텐츠 사랑은 계속됐다. 이후에도 유 실장의 주도로 콘텐츠 기업에 약 500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2016년 웹소설 기업 'RS미디어'에 20억원, 2018년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VFX)'에 220억원, 웹소설 '문피아'와 영화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에 각각 50억원, 1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유 실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 학사 학위와 스탠퍼드대 재료공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코리아벤처펀드(KOREA VENTURE FUND), SAIF 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VC를 거치며 콘텐츠 분야 투자 경험을 쌓았다. SV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사업 초창기 상태였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과감하게 30억원을 투자해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유 실장은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초기에는 인디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한 적도 있었지만, 초창기부터 이를 키워나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특히 모바일 게임 쪽은 초기 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올라오는 사이클이 깨진 것 같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포부는 직접 투자한 콘텐츠 기업과 엔씨소프트 기존 게임 사업이 다양한 전략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콘텐츠 기업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해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믿음에서다. 엔씨소프트도 자체 IP '스푼즈' 등을 계속 키우고 있다. 앞으로도 게임 속 모티브나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유 실장은 투자에 대해 장기적 시선으로 보고 있다. 그는 "(회사에서) 투자실을 계속 키우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분야 퍼포먼스를 좋게 본다는 한 측면이 아닐까 싶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총 8명으로 이뤄진 투자실의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투자실은 윤재수 CFO 산하 재무 관련 조직 중 재무관리실(14명), 회계관리실(10명)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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