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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HDC현대산업개발의 의문 제기 속 주총 열릴까정관상 주식·CB 발행한도 상향 조정 예정…"변동사항 없다"

유수진 기자공개 2020-06-15 08:27:1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1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다음 주 임시 주주총회를 예정대로 개최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적인' 결정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지원을 받으려면 제때 정관변경을 해야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제동으로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사회 결의와 대표이사의 소집으로 개최되는 주총은 기업의 자연스러운 경영활동이다. 하지만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지금과 같이 우협대상자가 인수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5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제33기 임시 주총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달 4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주총에는 회사 정관에 명시된 발행가능주식총수(발행할 주식의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개정하는 내용이 안건으로 상정된다.

구체적으로는 발행가능주식총수를 기존 8억주에서 13억주로 늘린다. 이미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2억주를 확대(6억주→8억주)했으나 이번에 한 번 더 한도를 높이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현재 7000억원인 CB 발행한도도 1조6000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과 CB 발행한도를 각각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주총을 일주일 앞두고 우협대상자인 현대산업개발이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현대산업개발은 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추가자금의 차입 및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 주총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1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 차입과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등을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재무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들에 대해 사전동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들이 요청한 관련 자료제공 등에는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이 주식과 CB 발행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무리없이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지난 4월 약속한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중 5000억원을 영구 CB 매입 형태로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게 바로 아시아나항공이 서둘러 임시 주총 개최에 나선 이유다. 현행 발행한도가 7000억원인데 이미 지난해 5000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관을 바꾸지 않으면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긴다.

발행가능주식총수를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의 '뉴머니' 투입 계획에 따른 한도 확대는 이미 지난 주총 때 실시했다. 심지어 해당 유상증자를 위해 필요한 수준(7억2479만9001주)보다 넉넉하게 한도(8억주)를 높였다. 따라서 이번에 재차 발행한도를 늘리는 건 채권단의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및 출자전환 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 가능하다. 긴급자금 외에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등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채권단과의 재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 우회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을 겨냥했으나 실제론 산업은행을 향해 판을 깰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거나 다름 없다는 의미다. 이날 현대산업개발의 요구가 '산업은행과의 인수조건 재협상'이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본다. 채권단이 지원을 명분 삼아 추후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게 되는 걸 '새 주인'인 현대산업개발이 원치 않을 거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채권단은 영구채 출자전환이나 기안기금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주요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총 개최와 관련해 아직까지 변동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5일로 예정된 주총이 취소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이미 지난 5일부터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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