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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제로' ㈜신원 대주주 티앤엠, 오너 자금 창구 보유주식 담보로 차입 후 대여, 그룹재단 등 지급보증

최은진 기자공개 2020-06-15 13:13:4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기업 ㈜신원의 최대주주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이하 티앤엠)는 매출이 제로(0)인 페이퍼컴퍼니다. 매년 수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차입금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오너일가와 매년 수십억원의 금전대여 거래를 하고 있다.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신원의 최대주주는 지분 21%를 보유한 티앤엠이다. 2001년 4월 광고대행업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신원 주식을 소유하는 것 외엔 달리 하는 일이 없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39.22%를 소유한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이다. 2대주주는 20.03% 를 보유한 박 회장의 차남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이다. 이외 박 회장의 부인 송기정씨(14.88%), 장남 박정환 목사(13.14%), 삼남 박정주 ㈜신원 대표이사(12.73%)도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박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이다.


티앤엠은 2001년부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신원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자연스레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박 회장 자녀들이 주요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보아 경영권을 되찾는 것 뿐 아니라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티앤엠은 그 어떤 사업도 영위하고 있지 않다. 지난 4년간 매출도 전무했다. 매년 1억원 안팎의 판관비만 소요되고 있기 때문에 영업손실만 누적되고 있다. 같은기간 누적 순손실은 30억원에 달한다.


비용에 대한 부담은 차입을 끌어 쓰고 있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기간동안 총 차입금은 1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절반 이상이 단기차입금이다. 부채비율은 134%다. 보유 중인 ㈜신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그룹 내 재단 등의 지급보증을 받아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은 4억원에 그친다. 연간 이자비용이 15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티앤엠은 오너일가와 잇딴 금전거래를 하고 있다. 지난해 박 회장에 50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주고 1000만원을 회수했다. 2018년엔 박 회장에게 26억원을, 삼남 박 대표에게도 16억원을 대여했다. 이런식으로 매년 자금거래를 하며 남은 대여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박 회장이 110억원, 박 대표가 16억원이다.

티앤엠이 매출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에 빌려준 대여금은 ㈜신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받은 차입금이 원천인 것으로 보인다. ㈜신원도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라 자금 조달이 버거운 상황에서 최대한 대출로 연명하며 오너일가에 자금지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2015년 사기파산, 회생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 위조, 행사,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후 대법원 판결까지 거쳐 징역 4년에 벌금 30억원을 최종 선고받았다. 박 회장의 차남 박 부회장도 회사자금 78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출소 6개월 남기고 가석방됐다. 현재 박 회장의 뒤를 잇는 차기 후계자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부재한 상황이 길어지고 패션업계가 난관에 부딪히면서 신원그룹의 실적도 곤두박질 친 상태다. 오너일가 역시 자금확보를 위해 티앤엠을 중심으로 차입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원 관계자는 "티앤엠은 지주사격으로 이렇다 할 사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며 "다른 그룹사 지주사와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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