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자산운용 내용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획재정부와 기금운용평가단 등이 밝힌 2019년도 회계기준 기금운용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자산운용 체계와 정책, 위험 및 성과관리 등의 비계량 평가와 수익률 등 계량 평가 전반을 종합할 때 '양호'를 받았다. 전년도 평가결과인 '보통'에서 한 단계 높아진 결과다.

세부 내역별로 비계량 평가에서 전년도와 달랐던 것은 자산운용 정책에 대한 부분이다. △자산운용 목표 및 자산배분의 적정성 △투자실행 과정의 적정성으로 나눠 평가되는데 전자의 경우 전년도 '양호'에서 올해 '보통'으로, 후자의 경우 '보통'에서 '양호'로 결과가 달라졌다.

기금운용평가단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운영체계 개편안 등 노력에 대해서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기금운용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기금운용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민간 상근전문위원을 임명하고 수탁자책임위원회, 투자정책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위원회 등의 3개 전문위원회를 법제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기금운용 운영체계 개편안을 수립하여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신규 인력 채용과 성과평가체계 개편 등의 노력도 긍정적인 변화라는 분석이다. 대체투자 조직 개편과 투자 프로세스 등의 개선 노력이 진행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대체투자 실 단위 조직 구분을 지역별에서 자산별로 변경하고 하부조직을 지역별로 구분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기존의 지역우선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노력했다"며 "대체투자소위원회를 신설하여 요건 충족 시 소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해외 대체투자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의사결정 기간을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어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 노력은 좀더 실효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현재 자산운용, 위험관리, 성과평가 관련 위원회, 법령 및 규정 체계 등 의사결정에 필요한 틀은 적정하게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위원회의 구성, 전담조직의 위상 등 내용 면에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단은 "기금운용위원회와 실무평가위원회의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고 정부 관료의 당연직 참여로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위원회 간 의사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금운용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민간 상근전문위원 제도의 경우에도 자격 요건과 보상체계를 좀더 강화하고 독립성 보장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특히 추천기관인 가입자단체와 임명기관인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상근전문위원의 독립성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위원회 운영에 대해서는 대표성이 강한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외부전문가 비중의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와 대체투자에 대한 중요성이 증대되는데 비례해 인력 개발 노력도 좀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해외투자와 국내 대체투자 인력은 2017년 이후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투자의 경우 해외 주식 보다 국내 주식에 더 많은 인력이 투입돼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외 사무소의 경우 점진적으로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업무량 증가와 심층업무 수행에 요구되는 인력 증원이 요구된다고 언급됐다. 또 변호사의 채용 확대와 더불어 해외금융 전문변호사의 확보를 통한 질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해외투자에 있어 국내 투자의 보완적인 측면보다 수익창출의 핵심 원천으로 시각을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가단은 "해외투자의 확대 기조와 인식 변화를 반영해 해외투자의 성격을 보다 적극적 형태로 지침에 규정하고, 해외투자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며 "분산투자의 원칙을 국내·해외 등의 지역적 구분 대신 자산군별 구분으로 재정의하고 인력과 자원의 규모를 감안하여 해외 패시브 투자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시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