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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당뇨병 완치의 실마리, '줄기세포'에서 찾다이인근 이도바이오 대표, 췌도 전문가 신준섭 연구소장 맞손

심아란 기자공개 2020-07-01 08:07:2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질병으로 당뇨병이 꼽힌다. 근본적인 치료법 없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인 까닭이다.

이인근 이도바이오 대표이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당뇨병 정복에 도전하고 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 세포를 췌장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당뇨병과 췌도 연구에 25년을 바친 신준섭 연구소장과 함께 '당뇨 세포치료제' 연구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도바이오의 도전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본 등 해외에선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동안 한국은 황우석 사태를 겪으며 뒤쳐졌다. 이 대표는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인재를 육성해 놓으면 결국엔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공부하러 떠난 미국에서 벤처 창업의 꿈을 품다

이도바이오는 이 대표와 부인 송민선 부사장이 함께 창업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선후배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학자의 길을 걷기 위해 함께 미국 퍼듀대학으로 향했고 각각 생화학과 생물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퍼셉티브 바이오시스템(PerSeptive Biosystems)이 나스닥에 상장하던 1993년, 이 대표는 새로운 꿈을 품기 시작했다. 퍼셉티브 바이오시스템은 그의 지도 교수였던 프레드 레니어가 설립한 회사로 단백질 구조와 성분을 밝히는 기술력으로 진단 장비를 제조해 판매했다. 나스닥 입성 4년 만에는 펄킨엘머(PerkinElmer)에 4000억원에 피인수됐다.

이 대표는 "퍼셉티브 바이오시스템의 성공을 보며 교수가 되기보다 벤처 회사를 창업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라며 "졸업 후 호주 시드니 로스쿨을 가게 된 것도 사업에 도움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송 부사장은 호주에서 변호사 생활도 함께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지적재산권, 부동산 등 다양한 사건 속에서 유대인 변호사, 투자자, 벤처사업가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유대인들의 끈끈한 네트워크와 그들의 성숙한 벤처 생태계를 경험하며 부러움을 느꼈다.

현재는 한국에도 유대인 못지 않은 강력한 벤처 생태계가 구축됐지만 90년대만 해도 바이오 벤처 창업은 생소한 일이었다. 2000년대가 밝으며 국내에서 바이오 벤처 붐이 시작됐고 이 대표와 송 부사장은 한국행을 선택했다.

◇바이오텍 도전 당뇨병 정복과 '인연'

국내 상황이 녹록하지 않았다. 바이오텍에 지갑을 여는 투자자가 드물었다. 이 대표는 사업 기반이 갖춰져 있던 팬젠과 한국췌도이식연구소에서 대표이사로서 경험을 우선 쌓았다.

이 대표는 "당시 프로젝트 개발, 투자 유치, 직원 관리의 어려움을 깨닫고 다양한 투자자들, 업계 관계자들과 인맥을 쌓게 된 것이 큰 보람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의료기기 업체인 아이센스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아이센스는 당뇨병 환자가 직접 혈당수치를 측정하는 자가혈당측정 기기를 제품화한 곳이다. 이 대표는 아이센스에 몸담은 10여년간 당뇨병 환자에 대해 이해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창업이었다. 줄기세포를 통한 당뇨병 치료 아이디어도 떠올렸다. 하지만 한국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터부시 되는 상황이었다. 황우석 사태로 줄기세포 연구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에선 2012년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역분화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는 "외국에서 줄기세포 기술이 발달하는 것을 지켜보며 한국췌도이식연구소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한 번 시도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라며 "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병 세포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이도바이오를 창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이상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해 혈당측정기, 펜니들 등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는 의료기기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사업 계획에 포함했다"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의료기기 사업은 혈당수치 빅데이터 사업의 기틀이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도바이오는 iPS 기술을 활용해 인슐린 분비세포, 간세포, NK세포, 근육세포 등을 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중 인슐린 분비세포를 활용한 1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 중이다.

◇신준섭 박사 재회, 1형 당뇨병 세포치료제 연구 힘 싣기

신준섭 이도바이오 연구소장, 이인근 대표이사

이도바이오는 지난해 신준섭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며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 소장은 14년 전 이 대표와 한국췌도이식연구소에서 3년간 당뇨병 세포치료제 연구 경험을 공유했다. 십수년만의 재회를 통해 당뇨병 정복의 꿈을 다시 키우고 있다.

신 소장은 고려대 학사부터 미국 밴더빌트대 박사 후 과정 석사, 서울대 의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연구 교수 10년 등 총 25년을 당뇨병과 췌도 연구에 투자했다. 70편 이상의 관련 논문을 집필했으며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신 소장은 "줄기세포가 인슐린으로 분화될 때의 효율도 중요하지만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려면 세포에 대한 이해도, 이식하는 기술도 필요하다"라며 "25년 이상을 이 분야만 연구해온 만큼 췌도 세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소장은 "스페이스X를 18년간 키운 엘론 머스크는 만약 본인 회사가 망하면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서 좋은 연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한 번에 누군가가 다 해결하지 못한다 해도 훌륭한 인재들이 이어갈 것이고, 당뇨 세포치료제 연구도 마찬가지로 결국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공할 때까지 연구할 테니 길게 보고 응원해달라"고 전했다. 이도바이오는 당뇨 세포치료제에 대해 국내와 호주에서는 직접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가 진척된 이후 북유럽이나 미국 등에는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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