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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M&A]지분투자냐 사업제휴냐…칼자루 쥔 칼라일'단독 입찰' JC파트너스와 공동재보험사 출범 시나리오 거론

진현우 기자공개 2020-06-30 08:50:0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입찰제안서를 받고 사모투자펀드(PEF) JC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더디게만 진행됐던 거래의 물살이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JC파트너스가 거래구조 설계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이번 딜 성패를 가를 키는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이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전에 투자자로 참여를 구상하고 있다. 사업협업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과 직접투자를 두고 저울질 중이란 것이다. 칼라일은 두 가지 거래옵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JC파트너스와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우선 JC파트너스를 비롯해 후순위 출자를 검토 중인 산업은행 모두 칼라일이 직접투자를 통해 들어오면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더 쉽다. 사업 파트너로 제휴관계를 맺는 것보다 자기자본을 태우는 게 조금 더 진정성 있는 파트너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을 투입하면 향후 자금 회수 차원에서라도 거래 참여의 적극성 정도와 범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대략적인 딜 구조는 JC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에는 산업은행이 후순위 지분 투자자로 1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그 윗단의 선순위 트렌치를 우리은행과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칼라일이 선순위 지분으로 들어와 줄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물밑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이 단순한 사업파트너냐, 지분을 나눠가진 투자파트너냐에 따라 향후 거래 전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칼라일 입장에서는 산업은행이 후순위 출자자로 받쳐주면 다운사이드 프로텍션(하방 안정성)이 갖춰진 상태에서 들어올 수 있다. 선순위와 후순위로 트렌치를 나눠놓은 건 책임져야 할 리스크가 다르다는 의미다.

JC파트너스는 칼라일과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해 KDB생명을 공동재보험사로 키우겠다는 인수후통합(PMI) 계획도 이미 세워뒀다.

KDB생명이 단계적으로 공동재보험사 전환을 꾀하는 건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로운 보험회계기준(FIRS17)과 관련 있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RBC) 하방압력을 막기 위해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

이때 공동재보험을 활용하면 보험사는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에 비례해 적립하는 책임준비금을 재보험사로 넘기고, 그에 해당하는 부채를 장부에서 털어내 금리 변동에 따른 부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열린 KDB생명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JC파트너스는 산업은행과 사실상 수의계약(Private Deal) 형태로 딜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 맨데이트를 부여받을 전망이다.

칼라일은 최근 KB금융지주가 발행하는 교환사채(EB) 약 2400억원 규모를 인수하면서 국내 금융업 투자에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제로쿠폰으로 나간 EB 발행대금을 푸르덴셜생명 인수대금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보험사 M&A에서 칼라일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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