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를 움직이는 사람들]네 번째 그룹 IPO 이끄는 '정통 휴온스맨'⑦이상만 휴온스메디케어 대표, 20여년 윤성태 부회장 보좌한 최측근
최은수 기자공개 2020-07-07 08:30:16
[편집자주]
휴온스는 보수적인 한국 제약업계에서 M&A로 성장한 몇 안되는 곳이다. 1997년 연매출 6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는 8개 계열사, 5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중견지주사로 거듭났다. 이같은 성장을 인수합병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인재'를 중히 여기는 윤성태 부회장과 그의 복심들의 역할이 있었다. 더벨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약진하는 휴온스 그룹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만 휴온스메디케어 대표(54)는 휴온스 창업주 고 윤명용 회장 시대를 경험한 '휴온스맨'이다. 1994년 휴온스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디뎠고 윤성태 부회장과도 오랫동안 합을 맞췄다.이상만 대표는 27년 휴온스그룹에 몸담으며 영업에 특화된 경력을 쌓았다. 휴온스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니치마켓을 발굴하며 초창기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휴온스메디케어 대표이사로 영전했고 그룹 네 번째 상장 작업을 완수하는 중책을 맡았다.
◇'니치마켓' 발굴로 급성장 교두보
이 대표는 1966년생이다. 숭실대학교 정보처리과를 졸업했고 1994년 휴온스의 전신인 광명약품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줄곧 휴온스그룹에 몸담았다. 이 대표가 휴온스그룹에 근무한 기간은 27년에 달한다. 그룹 내에서도 윤 부회장 다음 가는 최고참이다.
이 대표는 휴온스의 부침과 중흥을 가까이서 모두 지켜봤다. 1997년 윤명용 회장이 숙환으로 작고하고 윤 부회장이 당시 광명약품공업의 사활을 걸고 고군분투하던 당시에도 함께 있었다.
이 대표는 휴온스그룹 내에서 자타공인 '영업통'으로 손꼽힌다. '스피드 경영'으로 유명한 윤 부회장의 의중을 조기에 파악하고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의 업적 중 하나는 휴온스의 초기 매출 성장을 이끈 웰빙의약품 중 블록버스터급 복부비만약 '살사라진' 발굴과 매출 성장이다.
윤 부회장은 2007년, 일본에서 생약 성분 복부비만약이 발매 6개월 만에 14억엔(한화 약 160억원)을 기록한 점에 착안해 관련 제품 시장 조사와 회의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일본 제품이 휴온스에서 현재 판매하는 제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윤 부회장에게 보고했다.
윤 부회장은 제품 구비는 끝난 만큼 시장성을 높이기 위해 생약성분 복부비만약을 전문의약품(ETC)이 아닌 '일반의약품(OTC)'로 개발에 나섰다. 일반의약품은 ETC와 다른 틈새시장이지만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윤 부회장은 살사라진의 개발과 함께 마케팅 역량 강화를 주문했고 이 대표는 영업본부장으로서 윤 부회장을 보좌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살사라진'은 휴온스에서 처음으로 단일제품 기준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며 "스피드 경영 기조 하에 니치마켓을 빨리 발굴해서 타사보다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국산 BI' 앞세워 휴온스메디케어 IPO 완수 중책
이 대표는 2015년 휴온스메디케어(당시 휴니즈)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휴온스메디케어는 의료기기 및 의료용 소독제 등을 중심으로 ETC·OTC 제조 및 판매 등의 제약관련 사업을 영위해 왔다.
이 대표는 휴온스메디케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년 공간멸균장비 개발·제조 전문 기업 위그린의 멸균사업부문을 양수했다. 위그린은 '액체핵화분사기술(Liquid Atomization and Spray Technology, LAST)'이란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멸균제를 나노 단위의 증기로 만들어 분사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대비 멸균 효과가 탁월한 것이 강점이다.
다만 이 대표는 멸균 기술력 제고 자체에 집중하지 않았다. 멸균 장비 시장 역시 매출 성장이 가능한 니치마켓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멸균 장비 시장은 바이오쿠엘(Bioquell, 영국), 스테리스(Steris, 미국), 사라야(Saraya, 일본) 등이 독점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멸균 상태를 확인하는 생물학적 지시제(Biological Inidcator, BI)조차 전량 수입품을 사용한다. 이러한 탓에 중소 병·의원, 연구소, 실험실 등에서도 멸균장비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워낙 고가라 가격 부담을 호소한다.
이 대표는 휴온스메디케어에서 국산 BI 개발에 주력했다. 출시에 성공할 경우 확실한 시장 대체재로 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외국 멸균 기업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 중이다.
이 대표는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휴온스메디케어의 IPO를 타진 중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대표의 야심작인 국산 BI는 빠르면 연내 출시가 예상된다.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휴온스메디케어는 점안제 및 전문의약품 사업 등의 호조로 2019년 매출액 349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달성했다.
이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멸균 및 감염관리 솔루션은 의료뿐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필수적인 영역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인 만큼 사업 규모 확대 및 매출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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