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게놈 전문가, 소마젠에 정밀의료 사업 구축하다 [thebell interview]김운봉 대표, 유바이옴 인수와 IPO 완주…소비자의뢰 유전자 검사 성장 기대
심아란 기자공개 2020-07-07 13:11:47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운봉(Ryan W. Kim) 소마젠 대표이사는 게놈(Genome)이라는 용어도 없던 1989년부터 유전체 분석 역량을 쌓았다. 30년간 한 분야를 연구해온 그는 유전체 분석 기반의 정밀의료를 실현할 기회를 미국에서 찾았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2017년 소마젠에 합류했다.김 대표는 소비자 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라는 새로운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기여했다. 작년 12월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 업체인 유바이옴(uBiome)의 자산을 인수하면서 몸집도 키웠다. 기술력에 상용화 능력을 더한 소마젠은 해외 바이오 기업 가운데 최초로 '1호 기술특례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30년 이상 게놈 연구 몰두, 서 회장과 인연으로 소마젠 선택
김 대표는 고려대에서 농생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게놈 관련한 커리어가 시작됐다.
그의 경력 가운데 NCGR(National Center for Genome Resources)에서 연구소장으로 재직했던 시절을 빼놓을 수 없다. NCGR은 '인간게놈 프로젝트' 진행 당시에 최초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기관이다. 김 대표는 당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의 초기 기술들을 게놈 센터에 도입했다. 이후 일란성 쌍둥이의 게놈 시퀀싱을 비교한 연구를 네이처 표지에 게재하고, 500개의 유전병 패널을 개발해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했다.
2014년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3년간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 이하 코빅)의 소장 자리를 맡았다. 당시 그는 모두가 유전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김 대표는 "희망을 품고 한국에 왔는데 제도와 사회적 인식의 한계로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정밀의료가 활성화 되기 어렵다고 느꼈다"라며 "소마젠이 유전체 분석 능력을 탄탄하게 쌓아왔으니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주로 비영리 기관에서 경력을 쌓아올렸던 그가 소마젠을 택한 배경에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있다. 김 대표는 서 회장과 한국인 최초 게놈 시퀀싱 논문을 10년간 공동으로 작업했고 코빅에 근무하면서도 정부 정책 세미나, 자문위원회 등 다양한 교집합에서 연을 이어왔다.
그는 "서 회장님과 미국과 한국의 정밀의료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감대가 형성됐고 미국에서 함께 사업하기로 의기투합하면서 2017년에 소마젠에 합류했다"라고 말했다.
◇체질 바꿔 IPO 지휘…DTC, LDT 등 신사업 기대
소마젠은 2004년 마크로젠의 미국 자회사로 출발했다. 초창기부터 대학 병원,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연구 시장에서 기초를 탄탄히 다졌지만 정밀의료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갈증을 느꼈다.
김 대표는 회사의 체질을 바꿀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해 말 소비자 직접 의뢰(Direct-To-Consumer Genetic Test, DTC) 유전자 검사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술성 평가를 받는 단계에서 신제품을 출시해 사업성을 보여줬고, IPO 완주에도 힘을 보탰다. 이번 공모로 마련한 462억원을 활용해 신규 사업 마케팅에 공 들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유전체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라며 "R&D 단계에서부터 전문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상했고, 작년 말부터 세일즈 팀을 구성해뒀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코로나19 진단 LDT(Laboratory Developed Test) 서비스에 대해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것도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LDT 서비스는 CLIA Lab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 소마젠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진단 검사 서비스다. 이달부터 워싱턴 DC 지역의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Psoma COVID-19 RT Test'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과거부터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좋은 연구를 많이 하면서 해외에서 K-바이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다"라며 "소마젠이 코스닥 상장사라는 것 자체가 미국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해외 기업 최초의 기술특례상장, FDA 긴급승인 등이 회사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정밀의료를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개인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에 사명감을 갖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소마젠은 오는 13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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