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사업 확장 엿보는 AJ네트웍스 컨소시엄 통한 방어적 투자전략, 악화된 재무구조 영향
김성진 기자공개 2020-07-10 08:17:1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J네트웍스가 A2파트너스, 라이노스자산운용와 함께 꾸린 컨소시엄을 통해 대림 오토바이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AJ네트웍스 관계자는 "인수가 아니다"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AJ네트웍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대림 오토바이를 인수하는 것은 맞지만 AJ네트웍스는 후순위로 단순 투자일 뿐 경영을 위한 인수는 아니라는 것이다.아울러 AJ네트웍스는 이 컨소시엄에 기존 보유하고 있던 이륜차 렌트 업체 AJ바이크를 매각하기로 해 이륜차 사업 확장 여부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다 시너지 효과가 적고 사업성이 좋지 않을 경우 매각할 가능성도 남겨놓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 인수 통해 드러낸 이륜차 사업 의지
AJ네트웍스가 향후 이륜차 사업을 어떻게 끌고갈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이륜차 사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AJ네트웍스가 본격적으로 이륜차 사업에 뛰어든 것은 4년 전인 2016년이다. AJ네트웍스의 자회사였던 AJ렌터카(현 SK렌터카)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AJ네트웍스에 편입됐다. 당시 AJ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을 이륜차로 확장하기 위해 AJ바이크 매입을 결정했고 118억원을 들여 지분 30.98%를 취득했다.
AJ바이크는 지난 2004년 설립된 국내 첫 이륜차 리스 사업자다. 2006년 대림자동차와 이륜차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패스트푸드 점포를 비롯해 보안업체, 이륜차 물류 스타트업과의 계약을 통해 업계 1위로 성장했다. 이미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AJ네트웍스에게 AJ바이크는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AJ네트웍스에 편입된 이후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인수된 후 온전히 한 해를 보낸 2017년 AJ바이크는 매출액 63억, 순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매출액 80억, 순이익 16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자를 내던 다른 신사업과 비교하면 순항 중이던 사업이었다.
무엇보다 AJ네트웍스가 렌터카 사업을 SK네트웍스에 매각하면서도 AJ바이크를 남긴 것은 의미가 크다. AJ네트웍스는 2019년 AJ렌터카를 매각했지만 AJ렌터카가 보유하고 있던 AJ바이크의 지분은 팔지 않고 매입했다. 구체적으로는 AJ렌터카가 보유하고 있던 AJ바이크 지분 48.83%(4만6,000주)를 127억원에 다시 사들이며 67.09%의 지분을 확보했다. 렌터카 사업은 포기하더라도 이륜차 렌트 사업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인수인가 매각인가
그렇다면 AJ네트웍스가 컨소시엄을 통해 대림 오토바이를 인수하고 또 이 컨소시엄에 AJ바이크를 매각한 것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우선 AJ네트웍스는 단순 이륜차 렌트 업체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이륜차 제조업체와 한 곳에 둬 이륜차 '제조-렌트'의 수직 계열화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전기 이륜차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를 위해 전기 이륜차 생산과 렌트 등 모빌리티 시장 전체를 공략하기 위한 선택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컨소시엄을 통해 다소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여진다. 컨소시엄이 대림 오토바이와 AJ바이크 인수를 위해 마련한 금액은 600억원이며 이중 AJ네트웍스는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AJ네트웍스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대림 오토바이에 투자하는 동시에, AJ바이크와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이후 완전히 인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AJ네트웍스의 악화된 재무구조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AJ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 매각을 통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지 않으며 재무구조가 최근 들어 재차 악화하는 상황이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은 430%로 전년 동기 288%와 비교해 150% 포인트 상승했다.
AJ네트웍스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후순위 투자자로 들어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콜옵션 부여도 협의하고 있지만 경영권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며 아직 구체적인 옵션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림 오토바이를 향후 인수할지 말지는 이후 진행되는 사업의 상황을 본 다음에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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