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커버드본드로 유럽 시장 공략…데뷔전 성황 [Deal Story]금리 절감 상당, 시장 안착 성공…AAA 안정성 부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0-07-13 11:00:3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유럽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시장에 무사히 안착했다. KB국민은행은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 딜에 나서 남다른 흥행 기록을 세웠다. 한국물(Korean Paper) 이슈어 중 유일하게 해당 시장을 찾았던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버금가는 스프레드(가산금리)를 형성하는 등 뉴이슈어(New Issuer)답지 않은 면모를 드러냈다.커버드본드 본고장 유럽 시장을 공략한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달러화 채권 발행 대비 30bp가량의 금리를 절감한 것은 물론, 유럽 기관으로 투자처를 넓히는 효과도 거뒀다. 유로화 커버드본드 프로그램 설정으로 꾸준한 발행을 예고한 데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기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유럽 투심 잡았다
KB국민은행이 유로화채권 데뷔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8일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에 나서 투심을 사로잡은 결과다. 이날 KB국민은행은 발행금액인 5억유로 대비 최대 4배 이상의 주문을 모으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해당 채권의 트랜치는 5년 단일물이었다.
첫 조달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장친화적인 금리 전략을 펼친 점 등이 주효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딜의 기준점이 될 유통금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최초 제시금리(IPT, Initial Price Talk) 범위를 비교적 폭넓게 설정했다. IPT를 '유로화 미드스왑(EUR MS)+high 40bp'로 제시해 40bp 후반대에서 자유롭게 주문을 넣을 수 있게 했다. 통상적인 한국물 딜에서 희망 가산금리(스프레드) 수준을 1~2bp 안팎으로 고정해뒀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KB국민은행은 63개 기관으로부터 15억유로 이상의 주문을 이끌어 수정 가이던스(Revised Price Guidance)를 'EUR MS+45bp'로 끌어내렸다. 이후에도 투심이 끊이지 않자 KB국민은행은 스프레드를 'EUR MS+40bp'로 확정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른 쿠폰 금리는 0.052%다.
이번 딜은 앞서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을 개척했던 한국주택금융공사와 비교해도 낮은 금리차를 기록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유로화 커버드본드와의 금리차를 2bp 안팎으로 좁혔다. 지난달 30일 프라이싱을 진행했던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는 발행 후 38bp 내외의 유통금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8년부터 연이은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유럽 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견고하다.
◇'AAA' 안정성 부각, 커버드본드 이점 두드러져
KB국민은행은 커버드본드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조달비용 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관련 업계는 이번 커버드본드 금리를 달러채로 환산할 경우 3개월물 리보(Libor)에 70bp를 가산한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KB국민은행의 5년물 스프레드가 100bp 가량을 더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0bp 안팎의 비용 절감 효과가 드러난 셈이다.
커버드본드의 경우 상환 안정성에 힘입어 발행사 크레딧 대비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커버드본드의 국제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로, KB국민은행 크레딧보다 4~5 노치(notch) 높은 수준이었다. 'AAA' 크레딧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보다 등급이 낮은 KB국민은행 선순위채 발행 대비 금리가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최근 유럽 내 은행들의 채권 조달세가 주춤해진 점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은행들의 발행 물량이 감소해 역외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 당시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이 없어 수요 분산 우려가 줄어든 점 역시 호재였다.
꾸준한 발행을 예고한 점 또한 투심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커버드본드 프로그램을 설정해 향후 재조달을 예고했다. 유통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지속가능채권 형태도 투심을 사로잡은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번 채권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친사회적 프로젝트 등에만 사용하는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된다. 사회적책임투자(SRI)가 활발한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ESG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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