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스 기업 리포트]'틈새전략' 쎄트렉아이, 글로벌 중소형 위성 '승부사'③영국 SSTL·프랑스 Airbus 경쟁구도 형성, 위성체 매출 97% 수출
임경섭 기자공개 2020-07-17 07:16:24
[편집자주]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우주개발이 국가의 몫으로 통했던 ‘올드스페이스 시대’가 저물고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민간 우주기업들이다. 국내에서도 민간 우주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재사용 로켓과 초소형 위성 등 기술혁신으로 우주산업의 장벽이 낮아지고 산업은 확대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강소 기업들의 사업과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위성시스템 전문업체 '쎄트렉아이'는 국내 우주산업계에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글로벌 위성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며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해외에 위성용 카메라 등 위성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인공위성의 핵심 탑재체도 대부분 자력으로 개발했다.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쎄트렉아이의 성공 비결은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는 데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비용도 많고 진입장벽이 높은 중대형 위성 대신 100~500kg의 '소형 지구관측위성'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인공위성은 우주공간이라는 극한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에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 또 연구개발과 테스트 과정에서 오랜 기간이 걸리고, 정부 과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수익성도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쎄트렉아이의 틈새 전략은 소형위성이라는 타깃과 함께 시장 선정에서도 빛났다. 위성기술이 부족한 국가들을 무대로 삼으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쎄트렉아이는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등 인공위성을 필요로하는 국가에 납품하면서 해외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위성기술의 스페셜리스트들이 쎄트렉아이에서 한데 뭉쳤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의 발사 당사자인 박성동 의장과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인력들 1999년 회사 설립의 주역이다. 인공위성 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영국 서리대학교(University of Surrey)에서 위성기술을 전수받고 우리별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경험도 확보했다.
쎄트렉아이는 현재 해외 중소형 위성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영국의 SSTL과 프랑스의 Airbus D&S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중대형 위성 제조업체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초소형 위성시장에서도 많은 벤처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덕분에 위성체사업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위성체 관련 매출 419억원 중 93%가 수출이다. 2018년 수출비중도 98%에 달했다. 기술보호와 안보 목적으로 대부분 국내 시장에 제한되는 위성용 지상체 사업을 제외하면 해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중소형위성 시장의 성장은 최근 쎄트렉아이의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면 매출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 7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하면서 지난해 1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관측 위성 신제품 SpaceEye-X를 내놓으면서 매출이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수주잔고도 2018년 말 569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561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현재 개발중인 신제품 SpaceEye-T의 개발이 완료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매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위성산업이 소형화 추세에 있다는 점도 쎄트렉아이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기술 발전에 따라 위성의 소형화가 진행됐고 중대형 위성 못지않은 실용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소형위성 전용 발사체도 등장하면서 비용도 대폭 감소했다. 스페이스X와 원웹(One Web) 등이 촘촘한 위성인터넷 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 덕분이다.
쎄트렉아이 관계자는 "2018년을 기점으로 가볍고 성능이 좋은 위성을 쏘아 올려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처리해 활용하는 양상"이라며 "비싼 위성들의 기능을 대부분 따라가고 낮은 가격에 가성비 높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쎄트렉아이는 지난해부터 24억원을 들여 위성용 카메라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섰다. 카메라, 별센서, GPS수신기, 자세제어 소프트웨어 등 위성 핵심 탑재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이자 관측위성의 핵심 탑재체인 카메라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쎄트렉아이는 위성본체(카메라·바디)부터 지상체까지 대부분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지상체 분야에서는 위성의 관제 또는 위성으로부터 취득한 정보를 수신하고 처리하기 위한 지상국 장비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핵심 사업으로 하고 있다. 쎄트렉아이의 사업영역은 △위성사업 △위성영상판매업 △인공지능(AI) 기반 위성·항공영상 데이터분석사업으로 나뉜다.
인공위성 제작에 이어 위성을 활용해 사업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2014년 위성영상을 판매하는 자회사 SIIS를 설립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아리랑 3·3A·5호의 위성영상 판매권을 획득해 관측한 영상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위성관측 영상에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분석 서비스를 더해 군사 및 정보기관에 제공하는 데이터솔루션 사업을 시작하면서 2018년에 자회사 SIA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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