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팽창하는 택배업계]택배 날개단 CJ대한통운, 글로벌사업 주춤코로나19 여파 사업부문별 희비, 택배 영향력 확대 전망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17 09:14:17
[편집자주]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곳은 단연 택배업계다.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소비의 장소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언택트 시대 호황기를 맞은 택배업계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택배물량이 대폭 증가하며 호재를 만났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위생용품은 물론, 라면과 휴지 등 생필품 주문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이커머스 산업의 발전과 그에 따른 택배시장 확대는 한국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 분석되며 많은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CJ대한통운 입장에서 코로나19 장기화는 마냥 좋은 일이 아니다. 주요 해외 거점이 락다운(Lock Down) 되고 국가간 운송 물량이 급감하면서 글로벌사업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사업부문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처지다. 언택트 트렌드 확산으로 사업별 매출비중에 변화가 생길 조짐도 보이고 있다.
◇'1위' 글로벌, 코로나19에 울었다
종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현재 네 가지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과 택배, 계약물류(CL), 건설 등이다. 그 중 매출 기여도 1위는 단연 글로벌사업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CL과 포워딩, 로컬택배, 철도운송, 국제특송, 프로젝트 물류, 항만사업 등을 벌이며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중국과 동남아, 미국, 중남미, 유럽 등 전세계 35개국에서 127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글로벌부문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올 1~2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금지 정책을 강력히 시행하며 영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3월 말 당국의 조치가 해제된 후에야 겨우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었다. 이후 물동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해 정상화 된 건 5월 쯤이다.
주요 해외 거점인 인도와 동남아, 중동에서도 락다운이 실시돼 국가간 운송 물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국경 폐쇄 등으로 물동량이 급감한 여파는 2분기까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워딩 사업 역시 항공·해운 물동량 감소로 매출 및 손익 차질이 불가피했다. 전기·전자, 타이어 등 주요 고객사들이 셧다운(Shut Down)한 영향이다. 항공은 -15%, 해운은 -4%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올 1분기 글로벌사업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1조220억원) 대비 2.6% 감소한 9958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익은 122억원에서 마이너스(-)74억원으로 전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주도하는 경기부양에 적극 대응해 정책 지원금을 수취하고 운영효율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짰다.
◇물량 증가에 '호재', 시장점유율 50%도 찍었다
반면 전체 매출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축인 택배부문은 약진했다. 1분기 택배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하며 매출액 727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대비 26.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35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는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택배물량이 대폭 증가한 덕이다. CJ대한통운이 자체 데이터를 분석해 발간한 '일상생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마스크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97% 늘었다. 손세정제와 알코올 솜, 체온계 등 개인위생용품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초창기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됐으나 서서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가 되살아난 영향이다. 라면이나 생수 물량도 전월 대비 47%, 51%씩 늘었다.
특히 이 기간 역대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3월 50.9%를 찍는 등 분기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온 결과 1분기 평균 49.7%를 달성했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국내에서 처리한 물량은 전체 27억9000만개의 절반 정도인 13억2000만개다. 이는 택배박스를 일렬로 세웠을 때 서울과 부산을 569회 왕복하거나 지구를 11바퀴 반 돌 수 있는 양이다.
이 같이 각 사업부문별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며 매출 기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실제로 1분기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글로벌부문은 줄어든 반면, 택배부문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39.6% △택배 29% △CL 25.4% △건설 6%다. 작년 1분기엔 △글로벌 42% △택배 23.7% △CL 27.1% △건설 7.2%였다. 당시 3위였던 택배는 이번에 CL을 제친데 이어 '만년 1위' 글로벌과의 격차도 줄였다.
심지어 전체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한 매출총이익 비중은 이미 택배가 글로벌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택배부문은 전체 매출총이익(2217억원) 중 34.9%를 차지했다. 글로벌사업의 비중은 전년 동기 43.2%에서 31%로 10%포인트(P) 넘게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사업부문간 매출 기여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2분기 들어 글로벌부문도 실적이 일부 회복되며 실제 순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택배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매출은 인도와 중동 등을 제외한 타지역 영업이 정상화 되며 1분기 대비 일부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택배부문은 2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며 '주력사업'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그룹에 편입된 2013년 이후 M&A를 통한 글로벌 패밀리사의 합류와 해외사업 활성화 등으로 글로벌 부문을 키워왔다"며 "택배사업 역시 시설투자와 인프라 확충에 지속 신경쓰며 매출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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