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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하은용 한진칼 부사장, 경영권 분쟁 속 재무전략 '주목'경영권 방어와 자금조달 동시 진행....주담대 및 BW 등 유증 자금 마련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17 09:19:1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모든 결정을 내릴 때 경영권 분쟁 상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의 끊임없는 공세에 맞서 현 지배구조를 유지하는게 급선무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조는 자금조달 등 재무전략을 짤 때도 예외가 아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가깝고 믿음직한 인물에게 '곳간지기'를 맡기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현재 한진칼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통(通)' 하은용 부사장이다. 하 부사장은 지난해 조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사실상 한 직급을 건너뛰고 승진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CFO를 겸직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그룹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한진칼은 최근 진에어와 대한항공, ㈜한진 등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일으켰다. 대한항공 지분 29.96%(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이달 중 진행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주식담보부 차입으로 확보한 자금은 총 900억원이다.

또 다른 자금조달안인 신주인수권부사채(3000억원) 발행도 최근 청약 경쟁률 24.45대1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한진칼이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에 출자하기로 최종 결정한 금액은 3205억원이다.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대한항공 보통주 2257만1364주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유동성 지원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하며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그중 1조원은 유상증자로, 나머지 1조원은 송현동 부지 등 자산매각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한진칼은 지배력 유지를 위해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으나 보유현금이 부족해 별도로 자금조달에 나서야 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 진행되던 상황인 만큼 재원마련 방안이 주목을 받았다.

재계에서는 한진칼이 별도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중심으로 적극 백기사 찾기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마땅한 파트너를 구하지 못했고, 시간에 쫓겨 BW 발행과 차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추후 언제든 다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남았다.

이번에 한진칼이 일으킨 주식담보대출은 기간이 제각각이다. 짧게는 2개월 반, 길게는 1년 뒤 만기가 돌아온다. 문제는 코로나19 후폭풍이 한동안 지속돼 진에어 등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이 살아나지 않으면 상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부동산 임대 및 관리, 브랜드 사용, 배당금 등 자체 수익 외에 종속회사의 손익 및 회사간 거래액, 지분법 대상 관계기업에 대한 투자손익 등이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실제로 한진칼이 다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출금 상환 방법을 고민할 때 3자연합과의 지분율 싸움도 당연히 염두에 둘 것이라는 의미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만 있으면 긴급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다. 발행주식총수의 30% 내 범위에서다.


이같은 재무전략을 고민하는 사람이 바로 하 부사장이다. 하 부사장은 현재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재무와 회계, 자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대한항공 내에서 우기홍 사장, 장성현 부사장과 함께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하 부사장의 승진은 대한항공 재무라인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9년 이래 10년 만에 처음으로 부사장급이 CFO를 맡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대한항공은 여객과 화물 등 항공운송사업부 출신들이 강세를 보여 재무라인의 부사장급 승진 자체가 흔치 않았다. 하지만 하 부사장은 기존의 공식을 깨고 승진과 더불어 한진칼의 재무 수장 자리도 꿰찼다. '조원태 체제'로 변화된 한진그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1961년생인 하 부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1월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후 5년간 해외영업지점에서 근무를 한 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와 자금전략실을 두루 거쳤다. 자금기획팀장과 자금전략실장을 지냈으며 2009년엔 대한항공 재무개선프로젝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2012~2013년에는 ㈜한진 재무담당 상무를 지냈고 2016년부터 대한항공에서 재무본부장 역할을 수행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번 주식담보대출로 유상증자 자금을 모두 마련했다"며 "추후 상황에 따라 보유자금으로 상환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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