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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을 움직이는 사람들]'로드숍 신화' 안세홍 대표, 온라인 유통 신화 도전장⑥이니스프리 성장 주도한 영업통, 디지털·브랜드 역량 강화 집중

박규석 기자공개 2020-07-27 08:24:49

[편집자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945년 설립된 태평양화학공업사를 모태로 7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대표 화장품 기업이다. 2006년 전신 태평양이 지주사 전환을 단행하면서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한류열풍을 타고 매출이 급성장했으나 2015년 정점을 찍은 이후 정체기를 보내고 있다. 오너 2세 서경배 회장을 필두로 최근 영광기와 고난기를 함께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임원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사장·사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퍼시픽G)의 ‘로드숍 신화’를 쓴 주역이다. 시판사업부 지점장부터 대표까지 오른 ‘화장품 영업통’으로 최근에는 주특기인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 개척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61년생인 안 대표는 부산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서강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8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그는 1994년 1월 본사 시장조사과로 이동하기 전까지 부산 지역 영업 관리를 담당했다. 2008년 아모레퍼시픽 시판사업부 상무로 승진한 뒤 이듬해 이니스프리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로드숍 돌풍 일으킨 ‘화장품 영업통’

안 대표는 국내 대표 로드숍인 동시에 아모레퍼시픽G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한 이니스프리를 키워낸 인물이다. ‘이니스프리=안세홍’이라는 공식을 쓸만큼 이니스프리의 성공에는 그의 브랜드 전략이 주효했다. 안 대표는 이니스프리뿐만 아니라 △에뛰드 △마몽드 △아리따움 등 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의 성장에도 힘을 보탠 인사 중 한 명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34년을 근무한 정통 ‘아모레맨’인 그는 탁월한 영업 능력 앞세워 △시판마케팅 △전략기획실 △영업기획팀 등을 두루 거친 후 2002년 에뛰드 마케팅 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 새 브랜드 매장인 '에뛰드하우스'를 열어 로드숍 시장 개척을 주도한 것도 그의 업적이다. 2008년에는 '아리따움'의 성공적인 론칭도 이끌어 냈다.

브랜드 차별화 전력과 신시장 개척의 능력을 인정받은 안 대표는 2010년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을 하는 이니스프리의 대표를 맡았다. 이후 7년간 자신의 주특기인 시판 영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영업 전략을 펼쳤다.

이 기간 안 대표는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정체성인 '자연주의' 확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가 정립한 자연주의는 현재 이니스프리의 시그니처가 됐으며 중국 등 해외사업 진출에도 큰 밑거름이었다.

당시 그는 "이니스프리를 통해 자연의 가치를 전달하고 나아가 자연주의 문화도 전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안 대표는 제주도에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를 세우기도 했다. 그의 마케팅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졌고 2016년 이니스프리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더페이스샵을 제치고 로드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이니스프리의 성공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장 반응 등을 직접 살피는 꼼꼼한 성격이 녹아있었다. 안 대표는 출근과 동시에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체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직원들과 자사 또는 타사 상품에 대한 정보 등을 능동적으로 공유해 소통 능력도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오프라인 최강자, 온라인 유통 시장 공략 나선다

이니스프리 등 로드숍 매장을 토대로 오프라인 유통 정점에 선 안 대표가 다음 타깃으로 삼은 지역은 온라인 시장이다. 최근 언택트 소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가속화되면서 비대면 채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채널의 질적인 정예화와 온라인 채널 성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의 전 브랜드와 제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아모레 성수'의 운영과 디지털 팝업 스토어 진출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안 대표는 ‘디지털 경쟁력’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경쟁력 활성화를 통해 비대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온라인 시장의 수요와 트렌드 등의 정보를 축적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네이버와 11번가 등과 손을 잡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네이버와 맺은 업무협약(MOU)을 통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을 연계한 시너지 강화와 데이터 기반의 신규 브랜드 및 상품 개발, 해외시장 공동 진출 등을 꾀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디지털사업 역량도 확대한다. 11번가와는 디지털 커머스를 확대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의 중추는 안 대표의 직속 조직인 ‘혁신 TF(테스크포스)’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 TF는 아모레퍼시픽 내에서 분야에 제한 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검토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장실 직속 조직이기 때문에 안 대표가 구상한 전략이 실체화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혁신 TF는 사장실 직속 조직으로 각 부서의 다양한 인재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공유하는 곳”이라며 “현재 대세가 온라인인 만큼 혁신 TF 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 대표가 온라인 시장 경쟁력 강화 등에 힘쓰는 이유는 위축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2017년 사드 사태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기업 재건에 노력했지만 최근 발생한 코로나 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의 달인인 그가 온라인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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