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협상테이블 올랐던 KAL호텔, 시장 관심 얻나잠재 매물로 분류…밸류에이션 격차는 과제
최익환 기자공개 2020-07-22 08:39:0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에서 대한항공의 매각 대상 자산으로 꾸준히 언급되어온 KAL호텔네트워크는 관심을 끌 수 있을까.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사업본부 인수를 추진 중인 한앤컴퍼니 역시 관심을 보였던 만큼, 향후 대한항공의 유동성 추가 확보 카드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에 대한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도자 대한항공과 우선협상대상자 한앤컴퍼니는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양측의 거래는 이르면 8월 중으로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 초기 양측은 거래 대상에 KAL호텔네트워크를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으로 이번 거래에서는 제외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KAL호텔네트워크는 △그랜드하얏트인천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등 총 3개의 5성급 호텔을 보유·운영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100억원·영업손실 33억원을 기록했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34억원을 올렸다.
KAL호텔네트워크가 매물 대상으로 논의된 사실에 대해 IB업계는 향후 회사의 매각이 현실화될 지 여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지난 2월 이후 한진그룹이 꾸준히 잠재매물로 검토해온 점과 호텔 인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기내식기판사업본부의 인수를 추진 중인 한앤컴퍼니 역시 기존 라한호텔 등 호텔사업의 볼트온을 위해 KAL호텔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KAL호텔네트워크의 경우 인천공항과 제주 등 여행객이 가장 많이 오가는 주요 지점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매물로 언급되어온 기간이 상당한 만큼 꾸준히 관심을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제주도가 해외여행의 대체지로 각광받고 있는 현실은 앞으로도 KAL호텔네트워크에 대한 시장 관심을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한항공이 추가적으로 진행할 서울 송현동 부지의 매각과 기내식기판사업본부 등의 매각에서 만족할만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엔 매각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특히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의 연관성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KAL호텔네트워크는 조원태 회장의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 통로로 이용했던 곳으로, 앞선 기내식기판사업본부 매각에 이어 누나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PEF 업계 관계자는 “KAL호텔은 3개의 호텔 외 제주파라다이스 등 가치가 큰 유휴자산도 몇몇 있어 관심을 가지고 매물화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며 “국내 여행이 활성화될 것을 감안하면 호텔체인을 통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KAL호텔네트워크의 매도자 측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은 점은 부담요인이다.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와의 협상과정에서 KAL호텔네트워크의 매각 희망가로 5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KAL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3개의 호텔 인근에서 이뤄진 최근 거래를 기준으로 산출한 밸류에이션(Sales Comparison Approach)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앤컴퍼니를 포함한 다수의 시장 관계자들은 KAL호텔네트워크의 지난해 매출인 1100억원에 3~4배를 곱한 수준의 가격이 적정하다는 평가를 내놓는 모습이다. 이는 매출흐름에 기반한 밸류에이션(Revenue Stream Approach)으로,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호텔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밸류에이션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향후 KAL호텔이 매물로 등장한다고 해도 밸류에이션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에 따라 매각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이미 유동성 확보를 상당부분 진행한 만큼 추가적인 매물화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