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과 호흡하는 재계]다시 뛰는 두산, 신재생에너지 투트랙 '수소·풍력'①㈜두산·두산퓨얼셀·두산중공업 중심, 미래 에너지 선두주자 주목
박기수 기자공개 2020-07-27 15:29:27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화석 에너지의 종말론이 힘을 얻음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눈은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로 쏠린다. 정부는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 전환에만 약 10조원의 돈을 쏟는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자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린뉴딜과 호흡하는 기업들을 소개하고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현황과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더벨이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석 에너지의 종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전 세계가 점차 공감하기 시작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상용화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며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한국판 그린뉴딜'이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린뉴딜이라는 단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국내 기업집단이 있다. 두산그룹이다.두산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피해자이자 수혜자였다. 탈원전 정책이 가속하는 시점에 두산그룹은 세계적 원전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두산그룹의 위기는 두산건설 부실화 등 요인이 많지만 탈원전 정책 역시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에 불을 붙였다는 점을 공감하지 못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드물다.
배터리 동박 업체인 두산솔루스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두산그룹에서 직접 '어떤 회사를 팔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IB업계나 금융권 내 관계자들의 전언들을 종합하면, 채권단이나 두산그룹이나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은 살린다'는 공통된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달 17일 전라북도 부안에 위치한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풍력핵심기술센터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부처 관계자들, 그리고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풍력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던 두산에 특별한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원전은 잃었지만, 어찌 보면 더 큰 지속가능성을 보유한 미래 에너지 기술 면에서 두산그룹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두산의 수소, 두산重의 해상풍력
두산그룹이 영위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수소 연료전지 사업과 해상풍력사업이다. 수소 연료전지 사업은 ㈜두산과 ㈜두산이 65.0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두산퓨얼셀이 맡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은 ㈜두산이 44.86%의 지분을 보유한 두산중공업이 영위하고 있다.
㈜두산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 층판(Copper Clad Laminate)을 생산하는 전력BG(Business Group), 지게차를 생산하는 산업차량BG, 유압기 및 부품을 생산하는 모트롤BG 등 여러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그린 뉴딜과 관련한 수소 연료전지 사업은 퓨얼셀파워 BU(Business Unit)와 100% 자회사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65.08%의 지분(특수관계인 포함)을 쥔 두산퓨얼셀에서 담당하고 있다.
◇수소·풍력, 업계 '선두주자'
두산이 수소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은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이자 코넥스 상장 업체인 '퓨얼셀파워'를 인수와 함께 합병했다. 퓨얼셀파워는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였다. 이어 미국의 인산형 연료전지(PAFC)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클리어에지파워(Clear Edge Power, CEP)를 324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 법인들은 현재 각각 '퓨얼셀파워 BU(FCP)'와 '퓨얼셀아메리카(FCA)'로 이름을 바꿔 ㈜두산에 소속돼있다. 퓨얼셀 BU에서는 가정용·소형 연료전지를, 퓨얼셀아메리카는 발전용·건물용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작년 ㈜두산이 인적분할을 단행해 탄생한 두산퓨얼셀도 퓨얼셀아메리카와 마찬가지로 발전용·건물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한다. 퓨얼셀아메리카와 차이점이 있다면 두산퓨얼셀은 미국 시장이 아닌 국내 시장을 무대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두산은 2016년 100% 자회사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를 설립했다. DMI는 드론용 연료전지 파워팩 개발을 담당하는 곳이다.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2kW급 연료전지 파워팩이 DMI의 대표 제품이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부터 해상풍력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 조선 '빅3' 였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역시 모두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했지만 2010년대 중반 모두 사업을 포기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순수 자체 기술과 실적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15년간 사업의 끈을 놓치 않은 두산중공업은 현재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총 79기, 약 240MW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을 신규 공급하기로 한 만큼 업계 선두주자인 두산중공업이 그린뉴딜의 수혜자가 될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이라는 수소·풍력 외 친환경적 에너지 생산 발전설비를 갖췄다. 가스터빈은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로 터빈을 가동시키는 회전형 열기관이다. 가스발전의 초미세먼지 배출은 석탄발전의 8분의 1 수준이고,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은 석탄 발전의 3분의 1 이하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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