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에비타 하락, 재무구조 개선 열쇠는 [격변기 조선업 점검]수주 불황 이자보상배율 둔화, 한국조선해양 M&A 후 증자 '절실'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30 08:31:3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8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이자보상배율이 1년 새 크게 둔화됐다.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했던 2018년에는 5.6배에 달했다. 수주 실적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인해 지난해 1.7배까지 하락했다.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재무구조 개선의 필요성도 높아졌다.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과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M&A 절차가 마무리되면 1조5000억원이 유상증자금이 지원된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있어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2020년 조선소 불황 '시즌2', 대우조선 이자에 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이나 영업현금흐름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이자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신용평가가 좋아진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677억원을 지출했다. 이자보상배율은 1.7배로 집계됐다. 통상 1.5배를 넘으면 이자를 내는데 문제는 없다. 이자비용만 겨우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다. 대우조선해양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년 째 흑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부터 다시 감소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에비타는 2016년까지 약 4년 동안 적자가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적자 규모는 연평균 1조원에 달했다. 2018년 1조1603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불과 1년 만에 5000억원대 미만으로 하락했다.
에비타는 이자비용과 법인세,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이 핵심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을 측정하는데 사용한다.
통상 수주산업인 조선업은 수주 실적이 부진할 경우 1~2년 후 매출에 반영된다.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이 같은 이유로 부채비율보다 에비타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판단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에비타의 36%를 차지했다. 앞으로 수주 상황이 보다 악화되면 에비타는 줄고, 이자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은 약 8조3000억원에 달했는데, 올해는 7조3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현 상태의 차입규모를 유지할 경우 이자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조선해양 유증, 재무구조 개선 '열쇠'
올해 1분기 대우조선해양의 차입 전략에 변화가 감지됐다. 1분기 부채구성을 살펴보면 장기차입금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각각 7350억원, 1조627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약 31.6%였다.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 비중은 47.7%(1조1244억원)였다. 차입금 총액의 규모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통상 단기차입금의 금리가 장기차입금과 비교해 낮게 유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단기차입금 규모를 줄인 만큼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예상해 금융비용 절약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조선해양과의 M&A 절차가 마무리되길 기다리는 눈치다. M&A 절차가 끝나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개선에 1조5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총차입금은 약 3조원이다. 올해 말까지 대우조선해양은 약 1조5109억원(이자 포함)을 상환하고, 내년에는 1조1349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2조4000억원이다. 선수금(1조8000억원)까지 합하면 유동성은 비교적 넉넉하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쓸 수 있는 유동자금은 비교적 많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사는 보유 현금으로 먼저 선박을 건조하고, 선박 인도 후 잔금을 치른다. 이 때문에 유동성이 높을수록 경쟁력이 높다.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필요 시 1조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상증자금이 납입되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이를 통해 줄어든 금융비용은 미래 재투자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 시장이 침체되면서 조선사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하기보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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