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대표, 메디톡스 신주 할당액 절반만 매입 133억 투자 불구 지분율 하락, 조달 부담·유증 흥행 가능성 고려
강인효 기자공개 2020-07-30 10:38:39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가 1000억원 넘는 대규모 자금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려는 가운데 창업자인 정현호 대표는 이번 유증에 50%만 참여하기로 했다.유증으로 인한 신주 발행 영향으로 정 대표의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함에 따라 지배력은 약화될 전망이다.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 또는 유증 흥행 가능성 등이 고려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메디톡스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130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주 신주 97만1763주를 주당 13만4500원에 발행할 계획이다. 신주발행가액은 오는 10월 8일 확정된다. 조달 자금 중 약 719억원은 운영자금으로, 380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나머지 208억원은 시설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메디톡스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정현호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받게 될 신주의 50%에 해당하는 규모(9만8965주)로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종 참여 여부 및 청약 수량 등이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에 100%로 청약에 참여할 경우 배정받는 주식수는 19만7931주다. 구주주 1주당 0.1754492741주의 신주를 배정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현재 메디톡스 주식 112만8143주(지분율 18.87%)를 보유하고 있다.
유상증자 완료 후 메디톡스의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597만7449주에서 694만9212주로 늘어난다. 회사 측이 밝힌대로 정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 청약에 50%만 참여할 경우 그의 보유 주식수는 112만8143주에서 122만7108주로 증가한다. 하지만 100% 참여가 아니기 때문에 지분율은 오히려 17.66%로 하락한다.
정 대표는 올해 들어 지난 3월부터 7월 27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메디톡스 주식 5841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수하는데 들인 금액은 9억원에 달한다. 그 사이 지분율은 18.74%에서 18.87%로 소폭 높아졌다. 그는 또 3월 말 주식배당을 통해 추가로 3만2688주를 획득한 바 있다.
올들어서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 상승을 도모해온 정 대표가 자신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것을 감내하면서도 이번 유상증자에 50%만 참여하는데에는 자금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대표가 100% 청약에 참여했다면 총 266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이는 개인으로서도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회사 측이 밝힌대로 정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50% 청약분인 9만8965주의 신주를 배정받기 위해선 133억원에 달하는 자기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최대주주로서 회사에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유상증자의 흥행 및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50% 청약에만 참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메디톡스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구주주들에게 20%의 할인을 약속했다. 통상의 경우 10%대 할인율이 적용된다. 투자자(구주주)들 입장에선 그만큼 싼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다. 유상증자 성공 의지가 담긴 당근책이라는 분석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정현호 대표가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유상증자에는 개인으로서 참여하는 것”이라며 “정 대표가 유상증자 대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또는 50%만 청약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가 답변해줄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380억원을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쓸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에 각각 190억원, 15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나머지 40억원은 내년 6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다.
메디톡스는 이번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비율을 낮출 뿐만 아니라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운영자금 719억원은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제품 생산을 위한 주요 원부재료 구입 및 진행 중인 연구개발 활동 비용, 공장 운영 인건비와 기타 운영 경비 등으로 쓸 예정”이라며 “208억원의 시설자금은 오송3공장의 신규 생산동 건설과 시설 장치에 대한 투자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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