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유니콘]차길환 알고리고 대표 "스마트체어, 맞춤형 건강 솔루션"머신러닝 알고리즘 고도화 데이터 확보…'디지털헬스케어' 한축
이광호 기자공개 2020-07-30 08:04:38
[편집자주]
정부의 '제2벤처붐' 육성 기조와 맞물려 창업이 범람하는 시대다. 벤처시장이 빅뱅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업종의 스타트업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덩달아 이들의 성장을 돕는 벤처캐피탈은 옥석가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넥스트 유니콘'을 발굴해야 유의미한 성과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벤처투자업계에 눈도장을 찍은 스타트업 수장들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들어보고 스케일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고리고는 센서데이터와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이다. 일상에서 수집된 센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삶을 더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 주는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한다.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공부하고 일하고 운전하는' 일상을 분석하기 위해 의자를 중심으로 한 센서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오피스 △미래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의자에 압력분포 기술을 적용한 센서를 부착해 앉은 습관을 분석하고 있다. 의자가 단순히 앉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건강을 케어하는 공간이 되는 세상을 지향한다. 스마트체어를 통해 수많은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더 나은 삶을 위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 인간공학의자 전문기업 듀오백과 손잡고 스마트체어인 ‘자세알고’를 생산하고 있다. 알고리고의 앉은 습관 모니터링 시스템은 학생들의 집중력과 공부시간을 관리해주는 ‘알고스터디’, 기업과 직장인들의 건강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도와주는 ‘알고헬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완성차업체의 미래차 시트에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차길환 알고리고 대표(사진)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만 하루종일 앉아있는 시간에 대한 관리는 따로 하지 않고 있다”며 “좌식 생활로 인한 질병에 관한 관심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일상 데이터 중 혈압과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기업은 많았지만 앉은 습관을 분석하는 곳은 없었다”면서 “알고리고는 스마트체어 개발을 통해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한양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삼성코닝에 입사했다. 3년 반 동안 신사업기획과 기술영업을 몸에 익혔다. 사내 ‘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으며 일했다. 일반적으로 공대 박사 출신들은 연구원을 선호하지만 차 대표는 비즈니스에 더 관심이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꿈 꿔온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회사를 나온 뒤 2015년 알고리고를 설립했다.
시작은 한양대 창업보육센터였다. 차 대표는 한양대 물리학과 99학번 출신으로 대학의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키웠다. 공대를 중심으로 학교 전반에 창업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 스마트 체어를 개발한 차 대표는 창업보육센터 입주를 계기로 201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 참석했다. 한양대가 국내 대학 중 최초로 CES에 부스를 설치하며 동문의 제품을 홍보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정부가 창의적 아이디어의 신속한 사업화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팩토리 사업화 단계별 맞춤형 지원과제’ 2단계부터 4단계까지 연속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포스코가 주관하는 '제12회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IMP)'에서 우수 스타트업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술기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토대로 지난해에는 첫 외부자금을 수혈했다. ‘제로원(ZERO1ONE) X 엠스타트(M.START)’에 선정돼 사업자금을 확보했다. 제로원은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엠스타트는 현대모비스의 스타트업 기술 공모전이다. 이어 지난 6월 현대트랜시스가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더불어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과 접점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차량용 시트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알고리고의 솔루션은 학습현장에서도 유의미하게 쓰일 예정이다. 현재 독서실과 학원 등과 협력을 논의하는 단계다. 학생들의 학습자세와 함께 스마트체어에 앉아 있는 시간을 알 수 있어 공부량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어 기업들의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체어를 통해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할 방침이다. 곳곳에서 데이터를 확보한 뒤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디지털헬스케어의 한축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더불어 알고리고는 현재 충남대학교병원 재활센터와 함께 장애 아동을 위한 스마트체어를 개발 중이다. 사회적 가치도 고민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프리(Pre)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미 현대차그룹 계열사 외 벤처캐피탈(VC)과 다수의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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