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왜 쏘카에 '러브콜'을 보냈나 차량판매후 고객 접점 상실 현대차, 실시간 '주행 데이터' 매력적
서하나 기자공개 2020-07-31 12:30:3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빌리티 분야 핵심 플레이어인 현대자동차와 쏘카가 '공생 관계'를 택했다. 차량 판매로 고객과 점점이 사라지는 현대차 입장에서 수천 개의 운행 데이터를 보유한 쏘카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쏘카 역시 차량 정밀 정보와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양사는 이번 MOU 외에 지분 교환이나 인수 등은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셰어링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되며 무엇보다 기민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엔 박재욱 쏘카 대표와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양사 모두 모빌리티 업계의 키플레이어인 상황에서 현대차가 쏘카에 러브콜을 보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핵심은 쏘카가 보유한 막대한 '데이터'다. 차를 판매하는 순간 고객 접점이 없어지는 현대차로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주행 데이터다.
현대차는 오랫동안 완성차를 제조해 판매하는 전통산업에 속해 있었지만, 시선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한다.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 및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포함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완성하겠단 포부다. 특히 2022년까지 4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을 내놓겠단 목표를 세운 만큼 현대차 입장에서 주행 데이터의 활용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합종연횡 제휴를 늘리고 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두 차례에 걸쳐 회동하며 강력한 협력 의지를 비췄다. 업계는 삼성SDI와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제휴 가능성을 점친다. 이번에도 쏘카를 비롯해 롯데렌탈·SK렌터카 등과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쏘카는 고객의 주행에 맞춰 수천 개 데이터가 계속해서 누적되는 구조다. 쏘카는 고객이 차량에 탑승해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이동과 관련한 수많은 데이터를 쌓는다.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는 최근 업계 최초로 회원 수 600만명을 돌파했다. 운영 차량은 1만2000대, 운영 중인 쏘카 존은 4000여개에 이른다.
쏘카 측에도 이번 제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차량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차량 단말기 '모션'을 쏘카 차량에 장착하고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등의 차량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쏘카의 이용자 안전성 강화, 서비스 효율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쏘카의 데이터에 눈독을 들이는 곳은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최근 현대카드는 쏘카와 손잡고 모빌리티 최초의 사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하기로 했다.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결제 정보 1건당 하나의 점 데이터를 얻지만, 쏘카의 경우 이동과 맞물리면서 결제 데이터가 '선'으로 연결된다"며 "결국 제휴의 핵심은 쏘카의 데이터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쏘카가 지분 교환이나 인수 합병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우선 카셰어링 사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대기업 진출이 어렵다. 또 빠른 의사결정이 핵심인 사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기업의 몸집이 커지거나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SK그룹은 2018년 SK엔카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중고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쏘카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이 갖는 데이터의 가치가 높히 평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쏘카는 이용자와 접점을 강점으로하는 데이터 역량을 계속해서 키워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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