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딜 무산 가능성 점증…반기 재무제표에 주목자본잠식 수준 따라 상장폐지 직결…자본확충 척도 지목
김병윤 기자공개 2020-08-07 13:30:2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6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시장의 이목이 모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 반영되서다. 특히 자본잠식 수준은 관심사로 지목된다. 완전자본잠식 때 상장폐지로 직결되는 등 상당한 후폭풍이 따를 수 있어서다. 때문에 자본잠식 정도는 향후 지원 규모를 가늠할 척도로 거론되고 있다.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아시아나항공은 결산일로부터 45일 이내 금융당국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해 공시해야 한다. 올 상반기 보고서의 제출 데드라인은 오는 14일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신용평가사·투자은행(IB) 등 자본시장 내 여러 참여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재무제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자본잠식 수준이다. 올 1분기 말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결손금은 1조5438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대비 결손금은 2600억원 가량 확대됐고, 같은 기간 총 자본은 7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여객 수요의 급감으로 적자가 확대된 탓이다.
올 2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력이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연스레 자본잠식의 심화 가능성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상반기 실적과 재무제표 내역을 요청해 둔 상태"라며 "아시아나항공이 올 2분기 화물 쪽에서 선방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규모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자본잠식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는 대목은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이다. 최근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거래 무산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할 가능성이 짙어졌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잠식 정도는 채권단의 지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지목되고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한 자본확충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거래 무산 때 채권단의 '플랜B'가 거론되고 있는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본확충이 플랜B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이 완전자본잠식을 막으려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상장폐지가 꼽힌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8조(상장폐지 사유의 작용방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사업보고서상 자본금의 전액 잠식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와 위축된 영업 활동 등을 감안하면 올해 결산 때까지 자본 확충이 지속돼야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우조선해양과 비교되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았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채권단이 △출자전환(1조8000억원) △영구채 매입(1조원) △유상증자(4000억원) 등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일각에서는 완전자본잠식을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팽팽한 기싸움에도 영향을 미칠 요소로 내다보고 있다. 양 측의 법정 다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거래 지연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심화의 책임을 연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2조원을 웃도는 자금을 투입키로 한 HDC현대산업개발의 미온적 태도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심화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완전자본잠식을 면하는 자본확충을 통해 소액주주를 보호했다는 점도 채권단이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김·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채권단·금호산업에 대응하고 있다. 채권단은 법무법인 세종을, 금호산업은 KL파트너스로부터 각각 법률 자문을 제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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