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화상답사,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 활용" [thebell interview]]한동우 한국투신운용 글로벌비즈니스부문장 상무
김수정 기자공개 2020-08-10 13:07:4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6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출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일본 부동산 펀드를 성공적으로 설정했다. 부동산 펀드 설정의 마지막 관문인 판매사 리스크 관리 담당자 현장 답사를 화상 생중계로 대체한 덕분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실 실사' 논란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해당 펀드 담당자인 한동우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비즈니스부문장 상무(사진)의 얘기를 들어봤다.◇"판매사 현장답사보다 전문실사가 중요"
이슈의 주인공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4번째 일본 부동산 펀드인 '한국투자 도쿄 기오이쵸오피스 부동산 투자신탁(파생형)'이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인 '기오이쵸PREX'를 매입해 임대수입과 매각차익을 추구한다. 투자자산은 지상 13층, 연면적 3508.91㎡ 규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 펀드를 준비하면서 해외출장이 어려운 현재 시국을 감안해 마지막 판매사 답사 과정을 화상 생중계로 대체했다. 일본 현지에서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 전문실사단과 대출은행 관계자 등 10여명이 기오이쵸PREX를 방문해 여러 방식으로 건물을 점검했다. 이 과정을 판매사 관계자들이 '페이스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지켜봤다.
한 상무는 "우리가 라이브로 영상을 보면서 현지 실사단에게 이런 저런 주문을 하면 그 쪽에서 따라주면서 양방향 소통을 했다"며 "여기서 화상으로 대체한 판매사 답사는 그간 내려온 관행일 뿐 법적으로나 규정상 정해진 게 아니고 전체 실사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 남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사와 답사를 구분해야 한다"며 "등기부등본으로 소유권 문제를 따져보는 법률실사나 수익·비용 등을 분석하는 회계실사, 건물가격을 가늠하는 감정평가, 건물 안전성을 점검하는 물리실사 등은 모두 현지 로펌과 회계법인, 감정평가사, 손보사 등 전문가에 위탁해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단 한국투자신탁운용뿐 아니라 모든 부동산 펀드 운용사들이 따르는 방식이다.
실사 내역을 바탕으로 작성된 전문실사 보고서를 한국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이 검토하면 이를 판매사 상품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에서 재차 점검한 뒤 답사를 나간다. 또 현지에서도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실사 자료를 제출하는데 이후 은행 담당자들이 이 자료를 토대로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대출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투자자산이나 구조상 문제가 있으면 최종 판매사 답사 단계까지 진전되지도 못한 채 걸러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상무는 "최종 판매사 답사를 화상으로 대체한 것보다 전문실사를 했다는 게 중요하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도 가격 협상을 하고 문제에 사전적으로 대응하면서 스스로를 지키려면 전문실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펀드 투자하는 고객들도 실사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투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화상답사 성사, 남다른 일본 네트워크 덕"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기오이쵸PREX를 눈여겨본 건 지난 해부터다. 작년 6월 설정한 일본 부동산 공모펀드인 '한국투자도쿄한조몬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파생형)'의 투자자산과 기오이쵸PREX는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당시 한조몬 오피스를 살펴보면서 곧 이어 기오이쵸 펀드를 설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한 상무는 "한조몬 오피스 펀드를 추진하기 시작한 작년 3월부터 그 동네를 줄기차게 방문했고 한조몬 오피스와 이번 투자 자산을 함께 봐 왔다"며 "실무자들이 기오이쵸PREX에 방문한 것만 10번이 넘고 회사 대표이사도 올 2월 가서 보고 왔을 정도로 익히 아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 부동산 시장에서 자산 소싱과 원거리 실사를 할 수 있었던 건 그간 현지에서 쌓아온 네트워크 덕분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14년부터 꾸준히 일본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한 끝에 2017년 첫 일본 부동산 펀드 설정에 성공했다. 이후 지금까지 총 4개의 일본 부동산 펀드를 설정했다.
한 상무는 "오래 전부터 일본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던 중 2013년 말 유럽계 리츠가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보고 20년 간 정체됐던 일본 부동산 시장이 곧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2017년 첫 딜 소싱에 성공했는데 이에 앞서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 인식을 바꾸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본에서 꾸준히 다져온 네트워크가 있어서 다이렉트로 딜을 소싱하고 원격 실사까지 가능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아니었다면 요즘 같은 상황에 이 같은 딜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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