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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빅4 빅뱅]LG화학 배터리 '핵심기지' 폴란드 법인, 재무부담누적 손실 5000억, 부채비율 550% 초과…공장 수율 안정화 관건

김성진 기자공개 2020-08-20 11:14:2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LG화학 폴란드 법인이 지속된 손실 탓에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부채가 매년 늘어나며 상반기 부채비율이 550%를 넘어섰다. LG화학은 올 2분기 배터리 사업부문에서 영업손익 흑자를 달성했지만 유럽 시장에서의 누적 적자는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폴란드 공장, 연간 100만대 배터리 양산 목표

18일 LG화학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폴란드 법인(LG Chem Wroclaw Energy sp. z o.o.)은 올 상반기 매출액 1조7000억원, 순손실 217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연간 손실규모가 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반기 만에 지난해 손실규모를 넘어섰다.

LG화학이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4년 전인 2016년이다. 폴란드를 유럽 시장 거점으로 삼고 남서부 브로츠와프(Wroclaw) 인근 코비에르지체 (Kobierzyce)에 위치한 지역에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당시 연간 10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였다.

폴란드 법인에 대한 LG화학의 투자는 남달랐다. 유럽 지역 최초로 전극(셀을 구성하는 요소)부터 셀(Cell),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체제를 구축했으며, 규모 면에서도 유럽 최대였다.

이러한 투자 배경에는 LG화학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유럽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치열한 전기차 생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 BMW, 벤츠 등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에서 전기차 생산과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유럽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필수인 셈이다.

LG그룹 차원에서의 관심도 지대했다. 지난 2016년 착공식에는 당시 그룹 회장이었던 고(故) 구본무 회장이 LG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폴란드에서도 부총리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었다.

또 최근에는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올 초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인근의 가전 공장을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증설을 통해 올 연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연간 100만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커지는 적자, 늘어나는 부채

2016년 착공에 들어간 폴란드 배터리 공장은 2018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LG화학 폴란드 법인이 본격적으로 매출을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도 2018년부터다. 2018년 4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폴란드 법인은 이듬해인 2019년 매출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5배가량 늘렸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7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절반 수준을 상회했다.


다만 매출 증가와 함께 순손익 기준 손실 역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18년 800억원 수준이었던 순손실 규모는 2019년 2000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올 1분기 순손실액은 약 22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손실규모를 뛰어 넘었다.

손실이 쌓이다 보니 재무건전성도 훼손됐다. LG화학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자산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 부채가 증가하며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공장 가동이 시작된 2018년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부채가 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폴란드 법인의 자산총액은 6조원으로 부채 5조1000억원 자본금 90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560% 수준이다. 2018년 부채비율이 210%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도 채 안 된 시점에 부채비율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게다가 올 1분기 자본금이 지난해 말 1조1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2000억원가량 감소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손실 확대 원인으로는 낮은 공장 수율과 코로나 19 영향 등이 지목된다. 그동안 폴란드 공장은 수율이 낮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었다. 구체적인 수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LG화학의 다른 공장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 초에는 고객사에 배터리를 제때 공급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 수율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올 2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도 "폴란드 배터리 공장 수율은 매분기 개선 목표를 갖고 개선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올 하반기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폴란드 공장 수율이 좋아지고 있고 영업손익 기준으로는 손익분기점 근처의 실적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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