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공격성향' 드러낸 LG화학, 이미지 변신 성공지난해 4월 '소송전' 불사...코로나 19 불구 역대급 실적
김성진 기자공개 2020-08-07 10:12:2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4월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을 당시 업계 반응은 한결 같았다.LG화학이 변했다는 것이었다. 인화(人和)의 이미지를 회사 안팎에서 다져온 LG그룹이 호전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싸움닭’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LG화학의 갑작스런 변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왔다. 지난해 3월 새로 취임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의 스타일이라는 분석도 나왔고, 한때 LG화학의 배터리사업본부장을 역임했던 권영수 ㈜LG 부회장이 언급되기도 했다.
물론 현재까지도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을 누가 주도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LG화학의 이미지 변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LG화학의 변화를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변곡점 된 ITC 판결
지난해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ITC에 제소한 이후 한동안은 양측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LG화학이 당시 주장했던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사실관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당시 LG화학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던 신학철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소송과 관련해 "이번 소송은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정당한 경쟁을 통한 건전한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전면에 나서 강조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맞불을 놨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더 이상 경쟁사의 근거 없는 발목잡기를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은 지난 한 해 업계를 지배하는 주요 이슈였지만 올들어 다소 잠잠해졌다. 변곡점은 미국 ITC의 판결이었다. 미국 ITC는 올 2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미국 ITC가 일단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며 두 업체 간의 갈등이 조만간 해소될 거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로 예정된 ICT 최종결정을 앞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 측이 서로 합의를 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SK이노베이션과의 합의 가능성에 대해 "양사가 합의하려면 합리적인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현재 성실히 대화에 임하고 있고 원만한 해결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변신 뒷받침하는 실적
LG화학이 소송전을 통해 단순 이미지 바꾸기에만 주력한 것은 아니었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며 실적개선에도 힘썼다. 국내서는 현대기아차와의 협업을 늘리며 JV 설립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LG화학은 경쟁사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 2분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2018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6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누적 점유율 24.6%를 차지했다. 2019년 점유율이 10.4%였던 점을 감안하면 14.2% 포인트나 급등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CATL과 일본의 파나소닉 등에 밀려 점유율 4위에 머물렀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CT가 일단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면서 LG화학은 소송전을 벌인데 대한 명분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정부와의 협업 등에서도 LG화학이 더욱 폭 넓게 활동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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