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그룹의 지주사인 ㈜넥센이 펀드 투자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 말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금의 50%를 손실로 잡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투자금을 허공에 날릴 위기에 처했다. 사측에서는 판매사의 보상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법적인 대응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그간 ㈜넥센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반기보고서에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고 금액은 19억8605만원이라고 기재했다. 작년 3분기보고서에는 이 펀드의 금액이 20억3180만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다 작년 연간 사업보고서에서 투자한 무역금융펀드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환매지연이 발생해 취득가액의 50%에 해당하는 9억9200만원을 평가손실로 반영했다면서 평가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 후 이달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새로운 피해 사실이 실렸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금융자산에 신탁상품에 투자했고 금액은 30억5096만원이라고 기재했는데, 이 펀드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라 밝혔다. 환매지연이 발생해 향후 펀드 평가결과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현재로서는 영향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년 사이에 두 건의 펀드 투자에서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넥센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두 펀드에 대한 투자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수중에 있는 돈을 굴리기 위해 이뤄졌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는 미래에셋증권,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는 NH투자증권을 통해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상황으로는 두 펀드의 남은 금액 모두 손실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경우 판매사로부터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정적인 펀드라는 설명을 듣고 가입했고,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 역시 안전한 상품이라는 설명을 토대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과 판매사의 보상안에 포함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판매사의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7월말에 보상안을 발표하려고 했다가 임시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달 27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서 보상안에 관한 결정을 할 예정이다.

㈜넥센은 현재 금융당국과 판매사에서 논의하는 보상안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때 ㈜넥센이 승소하면 판매사는 운용사에 구상권을 행사해 금액을 회수하는 수순이 이어질 전망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지주사인 ㈜넥센의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넥센의 행보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반기보고서를 공시한 기업 중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알린 곳은 에이치엘비(300억원), 에이엘비생명과학(100억원), 에이스토리(90억원), LS일렉트릭(50억원), JYP엔터테인먼트(40억원), 대동스틸(20억원), 한국가구(10억원), 경동제약(5억원) 등이 있다.

이 중 LS일렉트릭의 기업 규모가 가장 크고, 그다음이 ㈜넥센이다. 두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