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회심의 ‘체코’ 투자…코로나 19에 '급브레이크' [Company Watch]상반기 가동률 60%대...321억원 적자 지속, 연결 실적 악영향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21 08:24:5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2: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타이어가 야심차게 추진한 유럽시장 입지 확대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체 실적과 재무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규모 투자금이 투입된 체코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판매에서도 차질을 빚은 탓이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안없이 코로나19가 종식돼 경기가 회복되기만을 바라는 상황이다.◇오너 2세 강호찬 부회장 시대 상징적 투자, 코로나19에 '제동'
넥센타이어는 2014년12월 16억원을 투입해 체코법인(Nexen Tire Corporation Czech s. r. o.)을 만들었다. 이는 체코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 자동차 시장과 가까운 체코에 1조원을 투입해 신공장 건설에 나섰다.
체코 투자는 오너 2세인 강호찬 부회장 시대의 도약 의지를 상징하는 투자라 주목받았다. 강 부회장은 2016년부터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작년 3월에는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부회장에 올랐다. 체코 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됐다. 강 부회장은 작년 12월 인사에서 유럽지역 대표를 직접 겸임하기로 하면서, 체코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체코 공장에서 연간 300만개를 생산하고 단계적 증설을 통해 2022년 11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올해초부터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계획이 틀어졌다. 올해 3월말부터 2주간 가동을 중단했다. 준공 이후 7개월만에 생산라인을 멈췄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공장을 만든 경우 바로 성과를 낼 수 없다. 초기에 설비의 시험 운행 등을 통해 품질 이상 여부를 체크하고 가다듬는다. 그 후 점차 생산량을 늘리면서 풀램프업(Full Ramp-up)을 향해 달린다. 하지만 넥센타이어는 이 과정을 모두 소화하기 전에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손익분기점 도달 시기가 늦춰지게 됐다.
체코 공장은 넥센타이어의 전체 생산 거점 중에서도 가동률이 가장 낮았다. 체코공장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63.2%다. 경남 양산 공장(69.0%)과 창녕 공장(71.8%), 중국 청도 공장(67.6%)보다 낮은 수치다. 넥센타이어 전체 생산 기지의 가동률은 67.9%인데 체코 공장이 평균치를 낮게 만들었다.
생산과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체코법인(현 Nexen Tire Europe s. r. o.)의 실적도 부진한 상태다. 상반기 매출은 1226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21억원이다. 넥센타이어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연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손실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했다. 체코법인의 올해 2분기말 자본은 1494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7.5% 줄었다. 부채는 7748억원으로 9.4% 늘어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부채비율은 127.5% 상승한 518.5%를 기록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체코 공장의 단계적인 증설은 시장 상황 보면서 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현재 상황은 자체적인 힘으로는 어렵고, 경기가 살아나야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시장 상황에 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체코법인, 넥센타이어 종속사 중 가장 커…연결 실적 직접적 타격
넥센타이어의 올해 2분기 별도 매출은 2182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3억원, 당기순손실은 32억원으로 각각 적자로 돌아섰다.
체코 법인의 부진이 더해진 연결 실적의 손실 규모는 더 컸다.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31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8% 줄었다. 영업손실은 224억원, 당기순손실은 138억원이다.
누적 기준으로도 실적이 큰 폭으로 나빠졌다. 올해 2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77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감소했다. 최근 9년래 가장 적은 금액이다. 영업이익은 29억원, 당기순이익은 8억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가장 부진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97.4%, 98.7% 줄었다.
체코 법인은 넥센타이어의 연결 종속사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공장 가동과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연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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