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날개단 스튜디오드래곤]국내 1위 제작사에서 글로벌 스튜디오로 '용솟음'①국내 최초 드라마스튜디오, 넷플릭스와 손잡고 해외 시장 포문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26 08:26:08

[편집자주]

설립 4년 만에 2조원의 콘텐트 공룡으로 거듭난 스튜디오드래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의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는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도약하는 스튜디오드래곤은 곧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평가다. 이에 더벨은 스튜디오드래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향후 성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드라마 시장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대표 제작사는 스튜디오드래곤이다. CJ EN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초로 드라마스튜디오 체제를 확립한 곳으로 통한다. 투자, 기획·개발부터 제작과 배급, 유통까지 드라마 사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아우른다.

드라마스튜디오가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제작사가 제작비를 소수의 플랫폼과 광고주 협찬에 의존해야 했다면 스튜디오 체제는 스튜디오가 제작비를 100% 지급하고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나눈다. ‘미스터 선샤인’ 같은 400억원 규모의 대작이 나올 수 있던 비결도 여기에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스타트를 끊은 이후 제이콘텐트리를 비롯 드라마스튜디오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마디로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스튜디오 체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었다. 이제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CJ ENM 사업본부에서 K-드라마 선봉장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시작은 CJ ENM의 드라마 사업본부였다. CJ ENM이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드라마 사업본부를 따로 떼어내면서 2016년 5월 설립됐다.

설립 초기에는 제작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신설 다음 달인 2016년 6월 화앤담픽쳐스와 문화창고 잔여 지분을 취득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같은 해 9월에는 ‘대장금’ 제작사로 유명한 KPJ를 인수했다. 2019년 4월에는 스타 작가인 노희경 작가가 속한 지티스트를 인수했다. 현재 자회사로 드라마 제작사 4곳과 미국법인을 두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종속회사 현황

잇단 제작사 인수는 모두 우수한 역량의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드라마 제작의 핵심은 제작을 담당하는 연출·감독뿐만 아니라 작가진까지 포함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사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림과 동시에 지금의 크리에이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보유한 작가, 감독, 프로듀서 등 크리에이터들만 230명에 달한다. 국내 제작사 중에서는 압도적인 원톱이다.

제작 역량 확대와 더불어 플랫폼 다각화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넷플릭스와 손잡고 올해부터 3년간 최소 21편 이상의 작품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전세계 1억5000만명의 가입자가 스튜디오드래곤의 잠재적 시청자가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캡티브(전속) 채널에서 지상파 채널 방송으로의 공급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방영을 마친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와 최근 방영 중인 KBS 주말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도 스튜디오드래곤의 대표 작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은 이전에는 한국 시장에 없던 새로운 모델의 등장”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작 드라마가 제작 가능했던 것도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플레이어 덕분”이라고 말했다.

◇설립 4년여 만에 매출 3배 '껑충'

국내 1위 콘텐츠 제작사로 성장하면서 실적 성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 1614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5.9%, 56.3%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해외 매출액이 같은 기간 40.7% 성장하며 549억원으로 늘었다.

연간으로 따져 봐도 성장세는 남다르다. 신설된 첫해인 2016년 1544억원, 이듬해 2868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468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2018년 399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는 287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2018년 큰 흥행에 성공한 미스터 선샤인의 판권 판매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측면에서 일보 후퇴하긴 했지만 제2, 제3의 미스터 선샤인이 나올 경우 다시 큰 폭의 수익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실적 성장 배경은 제작 편수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매년 제작 편수가 늘고 있고 플랫폼 다각화로 드라마 공급도 느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2017년 22편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28편을 제작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방영 중인 작품을 포함해 총 20편을 제작했고 연간 제작 역량으로 약 30편을 바라보고 있다.

구작 IP에 대한 부가 수익도 기대해볼 만하다. 인기 구작 IP들이 넷플릭스 등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방영 판권을 1년 6개월에 걸쳐 정액 상각한다. 판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을 1년 6개월로 보고 이후에는 비용으로 처리한다는 의미다. 결국 구작 IP로 벌어들인 수익은 플러스알파로 반영된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드라마 콘텐츠 수요가 늘어 구작 IP 판매 증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향후에는 글로벌 제작사로 입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다른 국내 제작사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이미 미국 시장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현지 판권 판매뿐만 아니라 현지 제작까지도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재 준비 단계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제작사로 저변을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OTT향 공급 확대나 현지 드라마 제작을 목표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단계"라며 “글로벌 성과를 기반으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신규 사업자와 협력 확대를 통해 국내외에서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