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전 세계 기업이 휘청거린다. 그래도 원천 기술을 지렛대 삼아 ‘균’을 피해가는 기업이 있다. 닷컴버블, 인터넷·모바일 포화 등 위기를 극복해 이미 ‘항체’를 지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제 단순 서비스가 아니다. 팬데믹 위기에 전기나 수도와 같은 필수재다.이렇듯 인류의 발전은 이전 단계에서 얻어낸 잉여 자원을 재투자하면서 성취해왔다. 돈, 시간 등을 가고자하는 길에 온전히 재투자하며 수레바퀴를 굴려왔다. 이 기업들은 이미 체득한 것일까. 또 다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AI 반도체,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등에 뛰어들었다. 테슬라도 반도체 팀을 조직해 글로벌 IT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대전(大戰)에 참전했다.
테크 기업을 알아봤던 기민한 투자자들도 투자에 변주를 주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한 투자자는 성장하는 시장에 올라타기만 하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벤처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도 반추했다. 흐름에 탄 기업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을 만들어내는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코로나 시대를 넘어 항체를 지닐 기업과 벤처캐피탈은 얼마나 될까. 이미 원천 기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알아본 우수한 기업도 많다. 양자난수생성기 기반의 보안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와이엘(EYL), AI ETF를 직접 운용하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AI 반도체 설계 기업 퓨리오사 AI 등이다. 향후 이러한 우수한 기업들은 밸류애드를 도와줄 파트너인 투자자를 고르는 상황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발맞춰 벤처투자도 '질적 성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적시에 유망한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을 담보하는 때는 지났다. 모든 것이 경쟁이다. 딜 발굴, 투자, 밸류애드, 사후관리까지.
이미 국내 벤처캐피탈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각 벤처캐피탈들은 핵심 투자 섹션부터 펀딩, 회수 등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모험 자본의 성격이 재정립되고 있다. 투자의 질과 방향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성이었던 클럽딜의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도 종종 들린다.
한 대형 벤처캐피탈 투자 부문장이 언급했던 투자 트렌드가 새롭게 들렸다. 그는 "산업군 변화가 빨라지며 마이크로 투자보다는 핵심 기업을 발굴해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리 인내심이 크지 않을 지 모른다.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변화를 쫓아야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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