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글로벌 투자 차별화 '퍼스트무버' 조동건 디티앤인베스트 상무해외 딜 발굴 탁월, 운용 펀드·포트폴리오 다수 '최초' 수식어
양용비 기자공개 2020-09-23 07:29:4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남들보다 빠르게 양질의 먹잇감을 획득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한 속담이다. 좋은 먹잇감을 찾는 감각과 노하우가 더해지면 작은 새라도 ‘빅버드’로 성장할 수 있다.이는 투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업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부지런히 자료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동시에 분석 능력도 갖춰야 차별화 된 투자를 선도하는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다.
팔색조 벤처캐피탈 디티앤인베스트먼트에는 이같은 퍼스트무버가 존재한다. 그가 결성한 펀드와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남들과 차별화되고 한발 앞선 투자를 하기 위해 근면함으로 중무장한 벤처캐피탈리스트 조동건 디티앤인베스트먼트 상무다.
◇성장 스토리 : KT의 IPTV 서비스 기획자, 해외·ICT 투자 대들보로 성장
조 상무는 35세에 벤처캐피탈업계에 입문했다. 입성이 늦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해외 투자 영역에서 가장 돋보이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꼽힌다.
첫 직장 생활은 KT에서 시작했다. 입사 초기인 2000년대 초반 그는 KT의 신사업인 OTT(Over The Top) 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담당했다. 지금의 IPTV 서비스에 해당한다. 당시 조 상무는 일본·대만의 선도 사업자들과 미팅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다만 KT는 그가 축적한 노하우와 네트워크 역량을 발휘하기에 좁은 무대였다. 의사나 교수같이 오랜 기간 자신의 전문 역량을 꽃 피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때가 2010년이다.
새 출발을 희망하던 조 상무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1기 벤처캐피탈리스트 양성과정(KAVA)을 거쳐 2010년 엠벤처투자에 합류했다. 벤처캐피탈리스트 인생의 시작이었다.
벤처캐피탈업계 입성 이후 조 상무는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로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선호하지 않는 해외 펀드를 담당했다. 당시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던 ‘맥펀드’는 조 상무의 히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조합이다.
맥펀드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조성한 1호 펀드다. 기존 대표펀드매니저가 이직하면서 조 상무가 자격을 승계받았다. 이스라엘과 만든 첫 Co-GP 펀드인 만큼 차별화 투자에 골몰하던 시기였다.
투자가로서 꽃을 피운 디티앤인베스트먼트 합류는 이승석 대표와 인연에서 비롯됐다. UQI파트너스에 있던 KAVA 1기 동기를 통해 그의 사수였던 이 대표를 알게 됐다. 2015년 디티앤인베스트먼트로 독립을 준비하던 이 대표는 지속적으로 그를 지켜 봤다.
이 대표는 조 상무의 탁월한 ICT 스타트업 발굴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기업 성장 단계별로 투자 전략을 구상하는 역량도 발군이었다. 망설임 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2015년 이스라엘 펀드 청산 직후 합류한 조 상무는 디티앤인베스트먼트 해외 투자·ICT 투자 영역의 대들보로 자리잡았다.
◇투자철학 : 차별화에 뚜렷한 신념, ‘최초’를 낳다
그는 차별화된 투자를 지향한다. 남들이 보지 못한 기업에 선도 투자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때문에 소위 말하는 ‘클럽딜’을 선호하지 않는다. 해외 투자시에도 한국 벤처캐피탈이 베팅한 기업에 대해서는 자금 투입을 꺼린다.
이 같은 투자 철학은 포트폴리오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베트남 프롭테크 기업인 ‘프롭지(Propzy)'는 한국 벤처캐피탈 가운데 그가 최초로 투자했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리메드‘에 신주 투자한 최초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이기도 하다. 최근 코로프라넥스트와 함께 결성한 ‘더넥스트유니콘투자조합’도 한국과 일본 벤처캐피탈이 공동으로 운용하는 최초의 펀드다.
피투자사와는 오랜 기간 동반자가 될 수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를 꿈꾼다. 포트폴리오간 시너지 확대, 추가 자금 유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조 상무의 투자 철학 때문이다.
◇트랙레코드1 : 이스라엘의 투자 과실 ‘브리프캠·피어메디컬’, 베트남 직방 ‘프롭지’
조 상무의 강점은 단연 글로벌 투자 역량이다. KT 시절 축적한 글로벌 감각과 이스라엘 펀드 운용 경험이 어우러져 해외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가 베팅한 이스라엘 기업 피어메디컬과 브리프캠은 각각 글로벌 M&A,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베트남 기업인 프롭지의 경우 조 상무의 베팅 이후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조 상무의 선구안을 엿볼 수 있다.
브리프캠은 엠벤처투자 재직 시절인 2013년 투자했다. CCTV를 장시간 녹화할 경우 유사시 특이점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착안해 러닝타임 압축 기술을 개발했다. 독보적인 영상 분석 기술을 인정받은 브리프캠은 2018년 캐논에 인수됐다.
내시경 개발기업 피어메디컬은 투자 이후 M&A를 거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까지 성공한 기업이다. 조 상무가 약 20억원을 투입한 이듬해 미국 의료기기 개발업체 엔도초이스가 인수했다. 이후 NYSE 입성까지 성공했다.
베트남의 직방 프롭지는 투자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포트폴리오다. 조 상무는 프롭지가 한국의 ‘직방’과 유사한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해 2018년 칩을 던졌다. 한국 벤처캐피탈로서는 최초 투자였다. 이후 후속투자까지 약 16억원 가량을 투입하며 스케일업을 전면 지원했다. 프롭지 외에 로지, 펀탭 등이 조 상무의 레이더에 포착된 베트남 기업이다.
◇트랙레코드2 : 신의 한수 된 ‘와디즈’, 잭팟 포트폴리오 수두룩
와디즈는 국내 기업이지만 글로벌 감각이 빛난 포트폴리오다.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기업인 킥스타터와 인디고가 두각을 보인 2016년 조 상무는 국내에서 비슷한 유형의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안테나를 세웠다.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기업의 성공과 맞물려 국내에서도 유사한 모델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국내에서 크라우드 펀딩 스타트업을 찾던 그가 여러 업체 중 와디즈를 주목한 것은 ‘독특함’ 때문이었다. 기존에 나오지 않았던 독특한 펀딩이 잇따라 성공하자 향후 정형화되지 않은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6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과감하게 15억원을 베팅한 것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였다. 투자 이후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 대한 인식 확대와 창업 활성화가 와디즈 성장에 힘을 보탰다. 투자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와디즈 구주 일부를 매각해 원금 대비 6배 수익을 남겼다. 증시에 입성할 경우 10배 이상의 회수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엠벤처투자 시절도 화려했다. 바이오기업 펩트론은 원금 대비 10배의 수익을 냈고, 보안기업인 SGA솔루션즈도 20억원을 투자해 3배 이상의 이익을 남겼다. 디티앤인베스트먼트에서 베팅한 알짜 포트폴리오도 다수다. 와디즈를 비롯해 신상마켓, 헤이딜러, 리메드 등 소문난 딜은 모두 조 상무의 손을 거쳤다.
◇업계 평가 : 근면한 전략가, 남다른 시각 ‘독보적’
근거리에서 지켜본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조 상무를 ‘부지런한 전략가’라고 평가한다. 이승석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전략적인 측면에 강점이 있어 조 상무와 가장 많이 상의하고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며 “벤처기업 입장에서 생각하는 공정함도 조 상무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더넥스트유니콘투자조합’ 결성을 함께 한 한홍원 코로프라넥스트 이사는 조 상무 특유의 근면함을 높게 평가했다. 딜을 발굴시 관련 분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연관 부서까지 부지런하게 사람을 만나며 스터디를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이사는 “조 상무는 딜을 검토할 때 일반적인 관점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기업을 바라본다”며 “1개 기업 투자를 검토할 때 100명의 사람을 만난다고 할 정도로 부지런해 전략적인 역량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성장 단계별 ‘신념투자’, 이스라엘 기업 정조준
성장 단계별 신념 투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디티앤인베스트먼트가 팁스(TIPS) 운영사로 선정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상무는 “ICT 디지털콘텐츠, 핀테크 등에 투자할 때 미국 등에서 적극 리서치할 것”이라며 “팁스를 활용해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고 3단계 이상 지속적으로 신념(Conviction) 투자해 글로벌 진출까지 돕겠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의 영역도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동남아 투자부터 시작했지만 향후 이스라엘 초기 기업에도 주목할 예정이다. 소비재나 컨슈머 관련 스타트업은 동남아시아 기업으로, 하이테크 기업은 이스라엘 기업으로 이원화해 베팅한다.
그는 “피투자기업과 롱텀(Long-Term)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리소스가 많이 투입되는 부분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 선진 시장의 진출하려는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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