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의 포트폴리오 기업 할리스커피가 결국 매각됐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한 회사를 팔아 회수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IMM PE에게는 소회가 남다를 법하다. 투자 후 밸류업 과정과 엑시트까지 7년여의 긴 여정에 우여곡절도 많았기 때문이다.특히 2016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하다 불발된 이후 장기간 시장에 잠재 매물로 인식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IMM PE도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당시 IMM PE는 중국 원매자와 진지한 협상을 지속했지만 결국 진전없이 매각은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IMM PE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딜이 깨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실 M&A 무산은 생각보다 그 후유증이 상당하다. 매각 불발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매물 자체의 흠결이나 협상 과정에서 불가피한 무언가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당사자인 직원들의 동요도 무시할 수 없다. 대주주 교체로 인한 피로감은 조직의 결속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따라서 기왕 협상이 시작됐고, 원매자가 나타난 마당이라면 탐탁지 않더라도 매각을 밀어부칠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M PE는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기로 결심했다. 당장 급하게 팔아야 할 명분이나 당위성이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차라리 여유를 갖고 할리스커피를 더 좋은 회사로 만들어 보기로 의기투합했다. 운용역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험이나 연륜이 낮은 김유진 상무를 대표로 앉히는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은 국내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IMM PE가 처음 투자했던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할리스커피의 브랜드 로열티는 크지 않았다. 스타벅스가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계열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했다.
스타벅스의 독주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수많은 커피 브랜드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와중에서도 할리스커피는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IMM PE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IMM PE는 투자기간 동안 할리스커피의 기초체력을 다져왔다.
직영점의 비중을 확대하고, 접근성이 높은 핵심 상권에 점포를 늘리는 확장 전략을 펼쳤다. 커피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품질 관리에 나서는 한편 굿즈(Goods) 제작에도 공을 들여 할리스커피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다시 매각을 시도하기까지 4년여의 시간 동안 할리스커피는 과거보다 더욱 매력적인 커피 프랜차이즈로 거듭났고,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시장의 의구심을 떨쳐버린 셈이다. IMM PE의 할리스커피 매각 전략은 단순한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줬다. 그리고 IMM PE는 뚝심의 트랙레코드를 하나 더 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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