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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바이오메드, 완전자본잠식에도 안심하는 이유 173억 파생상품평가손실...실제 현금흐름과 무관, 코스닥 도전

남준우 기자공개 2020-10-12 13:23:3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7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넥스 시총 4위 미코바이오메드가 완전자본잠식 리스크를 지닌채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시장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며 전환사채(CB) 전환권이 부채로 표시돼 자본잠식에 빠졌다. 회계적 이슈일 뿐 실제 현금 흐름엔 영향이 미미하다는 평가다.

오히려 상장 후 전환권이 행사되면 자본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코넥스 시장 특성을 감안해 주가의 절반 수준의 공모가를 제시했지만 CB투자자는 여전히 높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실제 현금 흐름상 문제없는 자본잠식


미코바이오메드는 6일~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50만주를 모집하며 희망공모밴드는 12000원~1500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모집액은 300억원~375억원 규모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이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 -78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CB 전환권이 발목을 잡았다. K-IFRS 기준에 따라 주가 상승에 따른 가치 증가분은 파생상품금융부채 평가손실로 계상해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미코바이오메드는 2017년부터 3년간 CB를 발행했다. 총 175만3539주(130억원)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3회차(2017년)가 5313원, 4회차(2018년)와 5회차(2019년)는 6466원이다. 올 초에 주당 6000원대였던 주가가 코로나19 이후 급등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

이 탓에 올 상반기 매출 216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당기순손실 153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 여파로 지난해 말 10억원이던 자본총계가 올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관련된 손실은 현금이 실제로 기업에서 유출되는 손실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을 반영하지 않으면 괜찮은 현금흐름표가 나온다.

파생상품평가손실 173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현금흐름상 영업외비용은 3억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을 계산할 때 빼야하는 영업외비용이 줄어든다. 평가손실 미반영 시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손실을 벗어나게 된다.

평가손실 미반영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억원으로 반영분보다 106억원 증가한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CB 전환 확률 매우 높아

CB투자자들이 상장 후 전환권을 행사할 확률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낮을수록 호재다. 주가가 올랐을 때 전환가액이 낮으면 시세차익을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수도 많아진다.

앞선 전환사채들의 전환가액은 당시 주가 흐름을 반영했다. 코로나19라는 호재 속에서 현재 미코바이오메드의 주가는 발행 당시와 비교했을 때 4~5배 상승했다.

현재 미코바이오메드의 주가는 23900원(6일 종가 기준)이다. 코넥스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작다. 소수의 거래만으로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해 미코바이오메드는 공모가 희망밴드를 12000원~15000원으로 제시했다.

주가의 절반 수준이지만 동시에 전환가액의 두배 수준이기도 하다. 이미 높은 시세차익이 보장됐기 때문에 상장 후 전환권을 행사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환 후 자본 상승효과도 누릴 수 있다. 재무상태표상 기타유동금융부채 항목에 포함된 CB전환권이 행사되면 자본 항목으로 이동한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은 부채일 때만 나타나기 때문에 전환사채가 자본으로 변경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CB 투자자는 시세차익, 발행사는 자본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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