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개발시장 점검]DPR아시아, 디지털리얼티 한국 진출 '도우미'프로젝트 전반 관리 도맡아…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개발 경험
이정완 기자공개 2020-10-16 11:10:40
[편집자주]
데이터센터(IDC) 구축에 대한 부동산 개발업계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 이후 오피스와 상가시설 공실 우려가 커지자 장기 수요 확보가 가능한 대체재로 급부상했다. 다만 실제 개발 성사까지는 거쳐야 할 과제가 많은 편이다. 변전소 이슈부터 오퍼레이터 확보, 보안, 지역민원 등 일반 건물과는 차원이 다른 변수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시장 현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는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임대해주는 기업이다. 전세계에서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운영하던 디지털 리얼티가 지난해 한국 진출을 선언하며 손을 잡은 곳이 바로 DPR아시아다. DPR아시아는 디지털 리얼티의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인 디지털리얼티는 6월 기공식을 열어 ‘디지털 서울 1(ICN10)'을 착공했다. 지난해 7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서울시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2050㎡ 규모의 택지 매입 계약을 체결한 뒤 1년여 만이었다.
디지털리얼티의 한국 진출은 DPR아시아와 협업을 통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DPR아시아는 디지털리얼티 ICN10 건설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조상우 DPR아시아 대표는 "미국에서부터 주요 고객이던 디지털리얼티의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장 발굴 및 설계, 시공 관리 등을 맡는다"고 말했다.
디지털리얼티는 홀세일 코로케이션(Wholesale Colocation)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해 임차인이 빌린 공간에 대한 회선, 설비 설치, 관리·운영 책임을 임차인에게 부여한다. 이를 위해 ICN10은 지상 10층~지하 2층에 걸쳐 약 1만5000㎡ 공간을 임대할 수 있도록 마련될 예정이다. 기존 국내 데이터센터는 통신사 중심으로 운영돼왔지만 ICN10은 통신망 중립적 데이터센터로 세워져 다양한 사업자의 수요가 전망된다. 2021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선 생소한 미국 DPR건설은 1990년 설립돼 연매출 7조원 가량을 거두는 건설사로 성장했다. ENR지가 선정한 2020년 미국 내 시공사 순위에서도 12위를 차지했다. 공사비 6조원 규모의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사옥 시공이 주요 실적이다. DPR건설은 데이터센터, 고급 오피스 등 고난도 건축물을 중심으로 업력을 쌓아왔다. 특히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약 500건의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골드만삭스 등이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 고객이다.
DPR건설이 데이터센터에서 다져온 역량이 이번 디지털리얼티 ICN10 PM(프로젝트 관리)에도 도움을 줬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오피스, 상가 건물과 달리 민감한 시설인 만큼 건물을 짓는 시공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데이터센터업계 관계자는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입지 선정부터 설계, 시공까지 한 사업자가 사업을 책임지고 관리한다"고 말했다. DPR아시아가 이 역할을 맡는 셈이다.
한국 시장에는 2010년대 초반 진출 후 선진 방식을 활용한 PM으로 주목을 받았다. 조 대표는 "국내 진출 초반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프로세스 혁신과 선진기술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시장 이해도도 높아지고 발주처에서도 선호하다보니 다수의 발주사에서 PM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DPR아시아는 이미 한국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수행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금융그룹의 인천 청라 통합데이터센터다. 2014년 하나금융그룹은 24만7000㎡에 달하는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비롯 본사, 연수원, 금융연구소 등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사업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공사기간 지연과 공사비 증가 등을 막기 위해 프리컨스트럭션(Pre-construction)에 강점이 있는 DPR아시아를 찾은 것이다.
DPR아시아는 설계 과정에서 시공부터 완공까지 모든 과정을 가상 현실에서 구현하며 오류를 최소화했다. 통합데이터센터 입지 선정부터 현장 실사를 통해 전력 공급, 토질 조사 등도 담당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투자 구조를 결정하고 해외투자기업 설립도 발주처와 함께하며 2017년 데이터센터 준공 직전까지 사업을 관리했다.
코로나19 이후 OTT 서비스, 클라우드, 5G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DPR아시아의 데이터센터 PM 역량도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대거 수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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