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KB캐피탈·저축은행 암울한 업황 속 '리테일' 선전⑤자동차금융 경쟁 심화, 당국 규제 등 부담에도 안정적 성장세
이장준 기자공개 2020-10-19 07:59:43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 상반기 큰 폭의 실적 변화를 겪었다. 수익의 크기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계열사들이 있다. 반면 성장률은 높지만 규모 자체가 작아 그룹 전체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군소 계열사도 있었다. 더벨은 각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상반기 영업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객관적 성과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4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 내에서 은행과 카드를 제외하고 여신 업무를 주축으로 하는 계열사로는 KB캐피탈과 KB저축은행이 있다. 캐피탈은 기존 먹거리인 자동차금융시장을 타 업권에 상당 부분 빼앗겼고 저축은행 역시 당국 규제에 얽매여 성장이 쉽지 않다.이런 상황에서도 양사는 소매금융(리테일) 중심으로 꿋꿋하게 경쟁력을 확보했다. KB캐피탈은 중고차 플랫폼을 활용해 업계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키고 있다. KB저축은행은 비대면 채널에 힘을 싣고 중금리대출 위주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캐피탈, 전통의 '자동차금융' 강호…저축은행, 중금리·디지털 '강점'
KB캐피탈의 전신은 1989년 설립된 한미리스다. 기존 자동차리스와 더불어 2006년 쌍용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자산을 인수하며 역량을 키웠다. 2007년 우리금융지주 편입 이후에는 가계대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2014년 들어 KB금융 품에 안긴 뒤 지속 성장세다.
KB캐피탈은 전통의 자동차금융 강자로 통한다. 영업자산 가운데 76% 가량은 자동차금융에 해당한다. 쌍용자동차와 함께 출자해 설립한 SY오토캐피탈을 활용해 쌍용차 전속(캡티브) 물량도 확보하고 있다. 2016년 중고차 시세 제공 및 매매플랫폼 'KB차차차'를 선보인 이후 경쟁력이 강화됐다.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 11%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자동차 내수시장의 성장률에 따라 실적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다.
KB캐피탈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2조140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32조3536억원)에 이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업계 3위인 신한캐피탈(10조6490억원)과 격차도 꽤 큰 편이다.
수익성도 꾸준히 개선됐다. KB캐피탈의 올 2분기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3169억원, 342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에는 영업수익과 순이익이 각각 854억원, 141억원에 불과했다.
KB저축은행은 2012년 KB금융 식구가 됐다. 비은행 사업 부문 강화와 서민금융 안정화를 위해 옛 제일저축은행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후 KB저축은행은 옛 예한솔저축은행을 자회사로 인수한 뒤 합병해 몸집을 불렸다.
다른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처럼 비교적 신용등급이 우량한 차주에게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며 성장했다. 신홍섭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는 비대면 채널 강화에 주력했다. 대출을 100% 비대면으로 비대면화했을 뿐 아니라 업계 최초로 무서류 비대면 자동전환대출 시스템을 꾸렸다. 올 들어서는 자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KB착한뱅킹'을 '키위뱅크(kiwibank)'로 개편했다.
KB캐피탈에 비하면 규모나 수익성은 아직 부족하다. KB저축은행의 6월 말 총자산은 1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KB캐피탈 총자산과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다만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중에서는 신한(1조6449억원)저축은행 다음으로 많다.
2분기 KB저축은행의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270억원, 65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5년 2분기에는 영업수익과 순이익이 166억원, 49억원에 그쳤던 걸 고려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준이다.
◇저축은행, 가파른 성장세…캐피탈, 새 먹거리 발굴 절실
단순히 몸집과 수익성 현황만 놓고 보면 KB캐피탈과 KB저축은행 간 격차는 상당하다. 하지만 2분기 성장성 측면에서는 저축은행이 우위에 섰다. 이는 업권을 둘러싼 규제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캐피탈사의 경우 주요 먹거리였던 자동차금융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컸다. 최근 몇 년 새 카드사가 신차 시장을 잠식하면서 올 상반기 기준 신차금융시장 점유율(M/S)이 27.9%에 달했다. 자동차금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KB캐피탈은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금융, 렌탈 등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했다.
KB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되는 만큼 일반 신용대출보다 비교적 성장 여력이 있다. KB저축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리테일 중심으로 구성됐다. 6월 말 기준 가계대출(개인사업자 포함)이 60.28%를 차지한다.
2분기 자산 성장률은 KB저축은행이 KB캐피탈에 앞섰다. KB저축은행의 2분기 총자산은 직전 분기 대비 10.45%를 증가했다. KB캐피탈의 총자산은 같은 기간 5.53% 성장했다.
영업수익 및 순이익 성장률도 KB저축은행이 우세했다. 2분기 KB저축은행과 KB캐피탈의 직전 분기 대비 영업수익 성장률은 각각 17.66%, 7.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KB저축은행이 89.57% 증가했지만, KB캐피탈은 12.95% 감소했다.
이에 KB캐피탈도 사업 다각화로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진출이 대표적이다. KB캐피탈은 2017년 라오스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로 영토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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