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소부장 점검]'캐퍼시터 강자' 비나텍, 연료전지 신사업 정조준매출 한계 극복 사업 다각화…'사업장 증설·영업력 제고' 투자 본격화
방글아 기자공개 2020-10-27 08:22:44
[편집자주]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지 1년여가 지났다. 당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던 업체들의 성적표도 하나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시설 투자부터 증시 입성까지 다양하다. 더벨은 전자기기 업계를 중심으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주요 코스닥 소부장 업체들의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2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소부장 국산화 지원책을 발표한 후 우수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소부장 강소기업 100' 리스크에 이름을 올린 곳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비나텍'은 슈퍼캐퍼시터 강자로 주목을 받으며 최근 코스닥 시장 입성을 성황리에 마쳤다.비나텍은 200억원 가량의 공모자금을 활용해 본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슈퍼커패시터 보다 신사업인 수소 연료전지에 초점을 맞춰 주목받고 있다. 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 공업업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목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비나텍은 내년 말가지 30억원 이상의 신주대금 투입을 예고한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위해 시설부지를 검토 중이다. 본사와 함께 슈퍼커패시터와 수소연료전지 사업장을 두고 있는 전라북도 전주 외에 인근 완주군과 세종시 등 3곳을 후보지로 보고 있다. 각 지역 지자체 등과 논의를 거쳐 이달 중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비나텍은 에너지저장장치인 슈퍼커패시터와 수소 연료전지 제조·판매로 연간 4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전자부품 업체다. 사업별 비중은 슈퍼커패시터가 90% 이상, 수소 연료전지가 5% 안팎이다. 그간 '캐퍼시터' 한우물 전략으로 성장해 이 같은 매출구성이 유지되고 있다.
이번에 예고한 투자는 신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연료전지는 커패시터와 전기화학 반응 기반 에너지저장장치 중 반대에 놓여 있는 장치다. 저장 기전에 따라 △커패시터 △슈퍼커패시터 △배터리 △연료전지 등 4가지로 나뉘는데, 커패시터는 전력밀도가 가장 높고 에너지밀도가 가장 낮은 반면 연료전지는 그 반대의 특성을 갖고 있다.
커패시터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해 온 비나텍은 고출력 저장장치의 저장용량을 높이는 기술에서 강점이 있다. 이에 차세대 커패시터인 슈퍼캐퍼시터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기술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최초로 기존(2.8V) 대비 저장량을 40% 개선한 3V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DLC)을 선보여 입지를 굳혔다.
비나텍의 3V EDLC는 일반 EDLC와 달리 탄소나노튜브(CNT)를 이용해 에너지밀도를 끌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EDLC는 전극과 전극이 아닌 전극과 전해질층 사이에서 대전(electrification)이 일어나도록 해 기존 커패시터 대비 저장량이 많다. 비나텍의 CNT를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하지만 기술 선점에도 불구하고 슈퍼커패시터 시장의 자체 제약으로 인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슈퍼캐퍼시터가 순간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비나텍이 가동 중인 스냅 인(SNAP IN) 타입 생산설비는 최근 3년간 평균 가동률 4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슈퍼커패시터 시장 성장에 대비해 선제 투자를 단행했지만 그에 걸맞은 수주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가능한 대형 제조사 중심으로 수주가 집중돼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평균 가동률이 최근 25%가량 증가했다.
비나텍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연료전지 분야에 진출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세계 최초 3V 슈퍼캐퍼시터 개발을 가능케 한 CNT 기술력을 연료전지 지지체에 활용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자체 기술력만으로 수소 연료전지 핵심인 스택(Stack) 구성체 모두(지지체·촉매·막전극접합체:MEA)를 제조할 수 있어 양산을 개시할 경우 적잖은 매출 성장이 점쳐진다. 증권업계에선 비나텍의 관련 사업부문 매출이 내년에 7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영업 전략이 주효할 전망이다. 비나텍은 수소 연료전지의 주요 원청사인 LG전자와 장기 투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 진출 시 시너지가 예상됐지만 지난해 말 LG전자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 청산과 함께 관련 사업 철수를 예고하면서 수혜 기대감은 꺾인 상태다.
이에 비나텍은 자체 투자로 영업망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의 상당액도 영업 인력 채용에 배정했다. 해외시장 개척과 영업채널 확장에 총 14억원을 쓸 계획이다.
비나텍 관계자는 "수소 연료전지 소재·부품은 글로벌 주요 국가의 수소 산업 활성화 정책과 함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달 중 생산시설 후보지 선정을 마쳐 이른 시일 내 착공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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