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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진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 실효성? '글쎄' 시행 지연·코로나19 겹쳐, 활성화 회의적 전망 확산

류정현 기자공개 2020-11-03 09:14:4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내 발표될 예정인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규제 완화 시기가 늦은 데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달 안으로 규제 완화에 관한 초안을 짤 계획이다.

올해 3월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 규제체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변화된 금융환경에 따라 저축은행이 서민금융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간 M&A 규제 합리화도 그 일환이다. 당초 계획된 일정은 올해 상반기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한 차례 미뤄졌다. 이후 약 8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올해 내에 윤곽을 서둘러 잡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를 비롯해 경기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등 연초와 달라진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달 안으로는 초안을 만들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출처: 금융위원회 '2020년 금융산업 혁신정책 추진계획'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은 경기가 부진하더라도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M&A 특성상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보기 때문이다. 또한 그 내용을 막론하고 보다 자율적인 경영을 위해서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현재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매각 수요 및 공급이 있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라는 반응이 최근 나온다. 업계에서 필요성을 느껴 규제 완화를 요청한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6~7년 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보다 빨리 규제가 완화됐으면 오프라인 영업망 확보를 위해 일부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 사이에 코로나19로 인해 잠재적 부실 위험까지 생겼다. 저축은행 M&A가 완화되면 지방에 위치한 비우량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데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이를 떠안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업계의 주요 영업 방식이 변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불황인 데다가 비대면 영업이 큰 비중을 차지해 지방으로의 진출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며 "2018년 말에서 2019년 초에 규제가 풀렸으면 사정이 나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금융업과 비교했을 때 저축은행 산업 자체에 투자 요인이 적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제1금융권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와 감독을 받는데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높아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례로 과거에는 저축은행이 제1금융권 은행보다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충당금 등에서 보다 유연한 규제를 적용받았다"며 "규제 수준이 같아진 지금 저축은행 산업의 투자 매력도가 크게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2018년 10월 개정된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 있어 같은 수준의 LTV, DTI를 적용받는다. 이전에는 시중은행만큼 세분화해 해당 비율을 관리하지는 않았다.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감독법규정보시스템

아울러 규제가 풀리더라도 정부의 법정최고금리 인하 정책이 저축은행 간 M&A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그 자체로 수익성 약화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대출도 까다로워져 현재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일부가 떠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법정최고금리는 2011년 44%에서 39%로 줄어든 이후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24%까지 내려왔다.

금융당국도 이번 규제 완화로 저축은행 간 M&A 활성화를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드시 규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다른 여러 이유들로 시장 자체가 활발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도 저축은행 간 M&A가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닌데 불경기로 인한 부실 위험, 수요·공급 간 가격 차이 등으로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M&A가 활성화 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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