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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폴라리스쉬핑 영구CB' 수수료 적정했나 금융 자문사로 참여, 40bp 설정…과잉 지급 vs 업계 평균 하회

피혜림 기자공개 2020-11-06 11:00:1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0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라리스쉬핑의 영구 전환사채(CB) 발행 대가로 금융 자문사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이 40bp의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정책 지원 목적으로 전액 인수하는 구조로, KDB산업은행은 500억원 규모인 이번 딜로 2억원을 지급 받았다.

사실상 인수 리스크가 없는 데다 정책 지원성 발행이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해당 수수료가 적정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대로 영구 CB 평균 수수료를 감안할 때 과도한 비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폴라리스쉬핑, 500억 영구 CB…자문 수수료만 2억

폴라리스쉬핑은 지난달 29일 500억원 규모의 사모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0년이다. 발행사 의사에 따라 추후 횟수 제한 없이 만기를 30년씩 연장할 수 있다. 발행 2년 후부터 중도상환이 가능하다.

금리는 6.4%다. 발행 2년 후 2.5%가 가산된다. 이후 3년째부터 매년 0.5%씩 더해진다. 매년 일정 부분의 조정 금리도 추가된다.

해당 채권은 전액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인수한다. 사실상 해운기업 지원사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폴라리스쉬핑의 단기 유동성을 보완해주기 위해 이번 발행에 나선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KDB산업은행이 금융 자문사 역할을 맡았다. 투자자를 특정해 발행하는 사모 조달의 성격상 별도의 주관사를 설정하는 대신 자문사로 딜에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KDB산업은행이 자문 수수료로 40bp를 설정하면서 관련 업계 내 우려가 제기됐다. 통상적으로 인수 리스크 등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지만, 이번 딜의 경우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물량을 전액 소화하는 구조인 탓에 관련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정책 지원 목적의 조달이라는 점도 의문을 증폭 시켰다. 500억원의 조달에서 40bp에 해당하는 자문 비용을 받는 것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50~150bp' 평균치 하회 지적도

KDB산업은행 측은 해당 수수료율은 업계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30bp 수준으로 책정하는 일반 회사채(SB) 수수료와 달리, 영구 CB 등의 주식연계채권 요율은 50~150bp대에 달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전환사채를 발행했던 풀무원(2019년)과 현대로템(2020년)의 인수 수수료는 각각 50bp, 110bp였다. 대표 주관사의 경우 이에 더해 20~40bp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받았다. 3년물이었던 현대로템과 달리, 풀무원 후순위CB는 폴라리스쉬핑과 만기(30년)도 동일했다.

다만 두 발행사의 경우 공모 CB 조달이었던 탓에 주관사단이 인수 리스크를 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풀무원은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 CB 청약에서 58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으는 데 그쳐 남은 물량을 인수단이 떠앉기도 했다.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등을 고려해 정책금융기관 역시 일정 수준의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이라고 시장 질서를 파괴하면서까지 수수료를 낮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온전치 않아 보인다"며 "지원 목적의 조달이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수료율을 설정하는 것은 시장 균형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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