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상장사 돋보기]도시바 떠난 유니슨, 풍력발전 몸만들기 '한창'300억 CB 발행, 분리형 BW 행사로 자본 확충…지배력 과제 상존
임경섭 기자공개 2020-11-17 07:50:45
[편집자주]
그린뉴딜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부는 그린에너지, 그린모빌리티 등 녹색산업을 선도할 중소기업 육성에 나섰다. 100여개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지원체계를 갖추는 등 본격적으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상장사들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그린뉴딜을 계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장사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존 최대주주인 일본 도시바가 떠난 '유니슨'이 풍력발전사업 투자를 위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새로운 대주주 아네모이로부터 300억원을 수혈받고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로 자금 여력이 개선됐다. 다만 13%에 불과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이사회 의결과정을 변경하는 등 지배력 안정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유니슨은 지난 8월 최대주주가 일본 도시바에서 사모펀드 '아네모이'로 변경됐다. 양 측간 지분 13.9%를 198억원에 매각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아네모이는 삼천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비티에스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삼천리자산운용은 삼천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다. '삼천리→삼천리자산운용→비티에스제1호→아네모이→유니슨'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도시바의 이탈은 유니슨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 사업적 어려움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했음에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대주주의 지원이 이뤄진 탓이다. 또 그린뉴딜로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한 상황에서 '일본계 기업' 꼬리표를 뗀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공을 들여왔지만 태양광발전사업과 달리 풍력발전단지 개발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산림 훼손과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니슨은 최대주주였던 도시바와 협업을 통한 일본 시장에서 자리 잡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도시바가 무리해서 인수했던 웨스팅하우스가 부도를 맞으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대주주 변경 후 반전이 일어났다. 유니슨은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액을 아네모이가 인수했다. 조달한 금액 대부분인 250억원은 13회차 BW의 채무상환에 사용했다. 나머지 50억원은 풍력발전사업을 위한 투자금 및 기자재 구매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니슨은 지난해 3월 13회차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최초 1430원이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조정을 거쳐 997원까지 하락했고, 최근 주가는 5000원을 넘어섰다. 4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탓에 신주인수권은 90%까지 빠르게 행사가 진행됐다. 250억원의 사채를 모두 조기 상환하며 현금이 유출됐지만 다시 그만큼의 자본금이 유입된 셈이다.
유니슨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높아 13회차 BW에 대해 권리가 90% 이상 행사돼 재무적으로 개선됐다"며 "14회차 CB 발행으로 300억원을 조달해 BW 상환에 250억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최대규모인 10㎿급 해상용 풍력발전기 개발을 진행하고, 수주에 전력하는 상황에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유니슨은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가능한 총주식 수를 현재 1억5000만주에서 2억5000만주로 확대했다. 향후 사업 확대 과정에서 증자를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새로운 과제로 지배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네모이는 유니슨 보통주 1551만23주(13.9%)를 보유하고 있다. 또 300억원 규모 CB를 인수하면서, 현재 전환가액 2177원을 기준으로 1378만431주로 전환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전액 전환청구권이 행사된다고 가정하면 아네모이의 보유 지분율은 23.22%로 상승한다.
그러나 13회차 BW의 신주인수권 행사가 최근 집중되면서 지배력 약화를 부추기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당시 99억원의 미행사 BW 잔액이 대부분 소진됐고 현재 17억원이 남아있다. 남은 금액에 대해서도 모두 권리가 행사되면 아네모이의 인수 이후 발행주식은 995만2776주(8.86%)가 증가하는 셈이다.
유니슨은 최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멤버를 선임하는 동시에 지배력 안정을 위해 정관을 손봤다. 이사회 결의방법을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 찬성에서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과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변경했다.
이사회에 3명의 기존 멤버가 남아있고, 아네모이 측이 3명을 신규 선임하자 이사회멤버 과반의 출석으로 결의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새로 4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방법도 있지만,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여건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네모이 측은 김태우 KC코트렐 부회장과 김준동 법무법인 세종 상임고문, 이창석 삼천리자산운용 부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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