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IPO, PSR 가치산정 무게…'우버·리프트' 접근법 제안서 접수 후 PT…국내 카셰어링 1위 기업 부각
양정우 기자공개 2020-11-20 13:05:4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쏘카의 상장주관사를 노리는 IB 파트에서 밸류에이션 작업이 한창이다. 카셰어링(차량공유)은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어서 아직 흑자 실적에 목매지 않는다. 이익이 아닌 매출 규모로 기업가치를 따지는 주가매출비율(PSR) 방식이 동원될 전망이다.국내엔 차량공유 상장사가 없지만 해외에선 기업공개(IPO)를 마친 업체가 나오고 있다. 미국 1, 2위인 우버(UBER)와 리프트(Lyft)가 상장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으로 꼽을 후보가 드물다. 결국 글로벌 선두 그룹과 쏘카의 기업가치를 연결하는 접근법에서 IB의 역량이 판가름날 것으로 관측된다.
◇PSR 무게, 피어그룹 후보 '글로벌 공룡'
IB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오는 20일까지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서를 접수한다. 그 뒤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IPO 파트너를 확정할 방침이다.
주관사 제안서의 핵심은 기업가치 산정이다. IPO의 밸류에이션에선 엇비슷한 상장사(비교기업)의 주가를 잣대로 가격을 정하는 상대 가치평가법이 활용된다. 쏘카의 경우 국내 카셰어링 1위에서 모빌리티 종합 플랫폼을 노리는 성장 기업이다. 아직 적자 실적이 유지되고 있어 PSR 방식으로 가치 산정에 나서는 게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선 카셰어링 사업을 기업가치의 전면에 내세운 상장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로 눈길을 돌리면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 업체가 IPO에 성공했다. 비록 해외 상장사이지만 동종 기업으로 묶을 수 있는 업체가 있다는 건 고무적 대목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기업은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을 찾는 것부터 난관일 때가 적지 않다.
우버(시가총액 약 95조2300억원)와 리프트(약 13조8100억원)는 테크(Tech) 기업을 중시하는 미국 증시에서 후한 대우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 때 주가가 급락했으나 성장 잠재력 덕에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여전히 적자 실적이지만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 패권을 쥘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두 글로벌 공룡의 PSR은 4~6배 수준이다. 우버의 경우 글로벌 선두로 꼽히는 만큼 PSR이 6.5배에 이르고 있다. 올해 3분기 우버의 매출액은 약 31억2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평균 PSR은 5배 안팎이 부여돼 있다.
지난해 쏘카는 매출액(영업수익)으로 2567억원으로 기록했다.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전년(1594억원)보다 매출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이 실적을 기준으로 PSR 4~6배를 대입하면 기업가치는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산출된다. 증권사 IB 파트에선 미래 추정 실적까지 감안해 상장 밸류를 2조원 대까지 추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쏘카-글로벌 선두' 격차, 에쿼티 스토리 주목
향후 IPO에선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에 부여된 기업가치를 쏘카에도 부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선두인 우버와 리프트의 성장 여력을 쏘카 역시 쥐고 있는 것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이 접근법의 논리 전개와 설득력은 주관사 후보마다 제출할 제안서에 고스란히 담길 전망이다.
글로벌 선두 그룹과 쏘카는 일단 외형 볼륨에서 현격한 격차가 있다. 우버는 분기 매출이 조 단위를 넘어서는 반면 쏘카는 연간 매출도 3000억원을 밑돈다. 자산과 매출 규모의 차이는 기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주요 잣대다.
여기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기도 따져봐야 한다. 최근 우버와 리프트의 주가 상승은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덕이다. 쏘카도 신규 수익 모델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현금 창출이 본격화될 시점이 다가왔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엄밀히 따지면 쏘카와 우버, 리프트의 차량공유 모델이 다른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쏘카의 경우 국내 법규에 맞춰 카셰어링(이용자가 차고에서 대여와 반납을 진행하는 서비스)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두 그룹은 모빌리티 플랫폼 역량을 드러내는 카헤일링(전문 사업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우버는 배달 서비스가 고속 성장세를 이끌고 있어 쏘카와 단순 비교가 녹록치 않을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에서 테크주에 후한 밸류를 부여하는 것도 미국 상장사를 비교기업으로 삼는 밸류에이션의 근본적 한계"라며 "쏘카 입장에선 이런 난제를 풀어내는 접근법을 토대로 증권사 IB의 역량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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