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 벤처 리포트]'전기차 충전 콘센트' 스타코프, 인프라 확충 선두주자'거주지·근무지' 수요자 편익 증대, '전력부하 분류' 기술 보유
박동우 기자공개 2020-11-20 08:01:08
[편집자주]
'미래차'는 올해 정부가 채택한 3대 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관련된 유망 업체들에 투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차산업에 뛰어든 부품사 등 중소벤처기업을 조명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보급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는 '충전기'다. 스타코프는 설치 비용이 저렴한 콘센트형 장치를 선보여 공공부문의 주목을 받았다. 미래차 인프라를 확충하는 선도자로 자리매김했다.스타코프는 인공지능(AI)을 연계한 '전력부하 분류 기술'로 제품 혁신을 이뤄냈다. 업체에 베팅한 벤처캐피탈들은 수요자의 편익을 높이는 데 힘쓴 대목을 호평했다. 정부 보조금 지급과 무관하게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췄다는 데서 장기간 성장을 낙관했다.
◇성장 스토리 : 부자지간 기틀 다져, 전력량 분석서 계측·충전으로
스타코프는 부자(父子)가 뭉쳐 일궈낸 회사다. 안태효 대표의 아들인 안현권 선임연구원이 연세대 전자전기공학부를 다니던 2013년에 창업했다. 처음에는 전력 이용 데이터 분석을 본업으로 삼았다.
안 대표가 회사에 발을 들인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스타코프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기업에 요트 전력 공급 장비를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며 "관련 의사결정에 조언을 주다가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고 회상했다.
안 대표는 정보통신(IT) 섹터의 변화를 놓치지 않는 인물이다. 1985년 KT에 입사한 뒤 30년 동안 일하며 전략본부장, 무선연구소장 등의 직책을 맡았다. 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신사업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조직에 합류한 뒤 사업 다각화를 지향했다. 공장을 겨냥한 전력 계측 장치인 '딥센스'를 선보였다. 콘센트형 충전기인 '차지콘'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아 제품 상용화의 문을 열었다. 머지않아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력 : '전력부하 분류' 전기차 연결 감지, '대기전력 차단' 친환경 기여
콘센트형 전기차 충전기인 차지콘에는 '부하 패턴 분류 기술'이 녹아들었다. 부하는 전기 사용량을 뜻한다. 어떤 기기가 전력을 썼는지 감지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인공지능(AI)이 전력 부하의 신호를 인식하는 원리를 반영했다. 콘센트에 연결된 대상이 전기차인지 가려낸다. 다른 전자 기기를 단자에 꽂으면 이상 상태로 간주해 전류를 차단한다.
건물 관리인의 허가 없이 주차장 콘센트에 무단으로 플러그를 꽂아 쓰는 '도전(전기 도둑질)' 현상이 일어날 여지도 없앴다. 무선인식(RFID) 기술을 연계한 덕분이다. 스마트폰을 장치에 갖다대 인증된 사용자만 충전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버에서 과금을 처리해 한국전력과 요금을 정산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가운데 유일하게 당국에서 '그린 제품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차량을 연결하지 않으면 차지콘은 대기 전력을 차단한다. 전기를 낭비하지 않는 덕분에 친환경 정책 기조에 부응한다.
◇투자사 평가 : '생활 밀착형' 충전 편익 제고, '지속 가능' 서비스 모델
스타코프는 작년 5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BSK인베스트먼트, 빅베이슨캐피탈, 다담인베스트먼트 등이 28억원을 지원했다. 투자사들의 도움을 받아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를 양산할 기반을 마련했다.
벤처캐피탈들은 수요자의 편익을 끌어올린 차지콘에 관심을 기울였다. 220V 용도의 일반 콘센트를 떼내고 제품을 설치하는 간편성이 돋보였다. 기존의 전기차 충전기와 달리 공사비가 들지 않는데다 차량 소유자의 접근성이 높은 거주지나 근무지 등 어느 주차장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특징에 주목했다.
조준석 BSK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과 맞물려 스타코프의 차지콘 보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뚜렷해졌다"며 "별도 주차 면적을 필요로 하지 않고 설치 비용도 적게 드는 만큼 수요자에게 매우 친화적인 사업 아이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호응이 이어졌다. 올해 1월 조달청에서 차지콘을 '혁신 시제품'으로 선정한 덕분에 약 1000기를 공급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요도 늘어나는 중이다. 서울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급 사업의 파트너 지위를 꿰차면서 500여기를 납품했다. 성동구청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50기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정부가 '미래차 확산 및 시장 선점 전략'을 내놓자 차지콘의 판로가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2025년까지 전기차 완속 충전기를 5만기에서 50만기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법규를 고쳐 30가구 이상의 주거 단지를 지을 때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명시했다.
스타코프는 정책 동향에 발맞춰 민수 시장으로 진출하는 로드맵을 그렸다. 공동주택을 짓는 건설사들을 최우선 공략 대상으로 점찍었다. 전기차 충전 주차 구역을 설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을 내세워 신축 아파트 단지를 겨냥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을 짰다.
투자사들은 스타코프의 사업 모델이 지속할 수 있는지 여부도 검토했다. 제품 판매 대금을 넘어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 데 따른 수익도 장기간 거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보조금이 없어진 뒤 인프라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닦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품의 유지 비용을 최소화한 대목과 상대적으로 낮은 충전 요금이 주요 근거였다. IoT를 접목해 차지콘을 실시간 원격 점검한다. 이용료로 전력 1㎾h당 173.8원을 매긴다. 국내 사업자들이 부과하는 금액 수준 가운데 저렴한 축에 든다.
조 이사는 "수요자의 체감 효용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지향적인 사업 모델을 확립했기 때문에 스타코프의 성장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다"며 "간편성에 초점을 맞춘 콘센트형 충전기가 전기차 인프라를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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