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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성공 본 롯데쇼핑, 컨설턴트 출신 '전진 배치' 롯데마트 수장에 BCG출신 강성현 전무 기용…유통업계 선례되나

전효점 기자공개 2020-11-30 08:21:3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업계의 보수적 인사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이마트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강희석 대표를 파격 영입한지 한 해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롯데그룹도 그간 굳게 닫혔던 빗장을 열고 있다. 경영능력이 입증된 외부 컨설턴트 출신들을 중책에 잇따라 기용하면서 혁신의 선봉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1년도 인사에서 롯데쇼핑 마트사업부문 대표로 발탁된 강성현 전무(사진) 인사는 롯데그룹 인사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강 전무의 마트사업부 대표 발탁을 두고 롯데쇼핑 내부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1년 전 이마트 대표로 강희석 당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영입한 것만큼이나 깜짝 인사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나이부터 경력, 발탁 계기까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강 전무는 1970년생으로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출신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유통·소비재프로젝트를 수행하다 2009년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0여년간 강 전무는 주변 계열사 직책을 주로 맡았다. 롯데쇼핑처럼 기존 인물들의 기반이 단단했던 핵심 계열사에서 중책을 맡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번 인사도 롭스, 롯데네슬레코리아 등 그간 몸담아온 주변 계열사에서 성과를 누적함으로써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어낸 경우다.

강 전무보다 한 살 많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 역시 경영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로 재직하다 오너가에 의해 발탁됐다. 영입 계기도 비슷하다. 강 대표는 소비재·유통 부문 컨설턴트로서 2009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연을 맺은 이후 만 10년간 경영에 관한 조언을 제공해왔다. 정 부회장의 대표 사업으로 꼽히는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삐에로쑈핑 등에도 관여했고, 스타필드 사업에도 컨설팅을 제공했다.

강 전무는 롯데 입사 이후 전략가의 틀을 벗어나 경영인으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는 2009년 입사 이후 3년 동안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롭스(LOBS) 사업부 설립을 주도했다. 2012년 롯데쇼핑 산하에 H&B사업부(롭스)가 설립되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유례없는 승진 곡선을 그렸다. 이후 5년간 롭스 대표로서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로 내정됐을때도, 그룹 안팎에서는 좌천성 인사라기보다는 경영 능력에 대한 신임에서 비롯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롯데네슬레코리아가 처한 현실은 암울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하면서 법인세를 한푼도 못 내고 있었다. 강 전무는 전방위적인 혁신을 추진한 결과 지난해 롯데네슬레코리아 이익을 흑자로 돌려놓았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젊은 전략가 기용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었다. 유통BU장을 맡고 있는 강희태 부회장은 지난달 HQ(헤드쿼터)기획전략본부장에 BCG 출신의 정경운 상무(사진)를 선임했다. HQ기획전략본부는 롯데쇼핑 내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이 자리에 외부 인사가 영입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신동빈 회장과 강희태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쇄신의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시기 그룹 안팎에서는 롯데쇼핑이 한 해 먼저 이뤄진 이마트의 세대교체 인사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강희석 대표를 영입함으로써 이마트를 6년간 이끌어온 1957년생 이갑수 대표를 교체할 수 있었다.

롯데쇼핑의 경우 정 상무에 이어 강 전무가 요직에 발탁되면서 세대 교체의 첨병이 됐다. 1962년생 문영표 대표는 자연스레 일선에서 물러났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나 강성현 전무 등 경영참여 경험이 없던 컨설턴트 출신들이 실제 경영 일선에서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수행하는 것은 향후 유통업계 인사에도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이미 컨설턴트들이 전문경영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사례가 낯설지만은 않다.

롯데마트를 이끌게 된 강 전무의 어깨는 무겁다. 롯데마트는 롯데쇼핑이 거느린 유통사업부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변신과 성과를 요구받고 있다. 점포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롯데온과도 손발도 맞춰나가야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강성현 전무는 네슬레 시절 경영 능력을 입증받았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로부터도 온화한 리더십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쇼핑에서 중책을 맡은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강희석 이마트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정경운 롯데쇼핑 HQ(헤드쿼터)기획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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