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에스엘건설, 청량리 노후공간 헐고 오피스텔로1350억원 대출 약정 체결·내년 초 착공 예정…동해 아파트 개발 후 서울 진출
이정완 기자공개 2020-12-03 14:10:41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에스엘건설이 서울 공략을 시작한다. 에스엘건설은 청량리에 오피스텔 개발을 추진 중이다. 청량리 노후공간을 개선해 주거시설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최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엘건설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전농동 620-5번지 일원에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1350억원의 대출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출 구조는 선순위 1000억원, 중순위 200억원, 후순위 150억원으로 짜였다.
에스엘건설은 KB부동산신탁을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사로 선정해 사업을 맡겼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개발 과정에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이다. 대주단으로부터 대출을 마련할 때도 신탁사가 사업을 주도하면 조달이 용이하다. 신탁사 또한 사업비 조달부터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차입형 토지신탁보다 위험이 적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리는 추세다.
시공사로는 우남건설이 선정됐다. 우남건설은 대출이 실행된 11월 말부터 3개월 내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착공 후 2년 6개월 내로 건물 사용승인을 얻어야 하는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한다. 예정대로 내년 초 착공되면 분양도 덩달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에스엘건설은 청량리 지역이 최근 재개발을 통해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엘건설이 짓는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위치 인근에는 과거 성매매업소 집결지가 있었지만 주상복합 등 주거시설 건설이 한창이다.
과거 청량리 588 자리에 지어져 지난해 분양에서 완판에 성공한 최고 65층 규모 롯데캐슬 스카이-L65도 2023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개발 입지에서 청량리역도 가까워 대중교통 여건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에스엘건설은 전남 지방 임대주택 사업이 지금까지의 주요 실적이었다. 2010년대 들어 진행한 사업으로는 757세대 규모 순천 연향, 867세대 규모 광양 7차 등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체 아파트 개발 사업이 실적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분양한 672세대 규모의 강원도 동해시 천곡 금호어울림 라포레 사업에서 지난해 매출 568억원 중 98%에 달하는 556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5억원이었다. 천곡 금호어울림 라포레 덕분에 2017년 영업적자에서 2018년 영업이익 37억원으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었다.
에스엘건설은 이번 청량리 오피스텔 개발을 통해 천곡 금호어울림 라포레 후에도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 분양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식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양호한 분양 성과가 기대된다. 올해까지 천곡 금호어울림 라포레 매출을 인식하고 내년부터 청량리 오피스텔에서도 수익 창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에스엘건설은 청량리 오피스텔 개발 이후 순천 덕암동 및 용담동에서 또 다른 자체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엘건설은 이 곳에 11억원 규모의 건설용지를 보유하고 있다.
2002년 솔로몬건설로 설립된 에스엘건설은 2016년 현재의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최대주주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노연희 대표로 회사 지분 50.57%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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