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매출 다변화' 시노펙스, 멤브레인부문 알짜될까매출비중 작지만 연이은 흑자 '눈길', 프론텍 인수 등 내년 포트폴리오 확장 탄력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04 08:54:1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노펙스가 올해 초부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멤브레인/필터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사업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기존 필터사업에만 적용되던 멤브레인 제조사업이 마스크, 수소전지, 의료기기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내년 '업사이드 포텐셜(상승 잠재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시노펙스의 멤브레인/필터 사업부문 매출액은 15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695억원)의 8.89%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2017년 멤브레인 사업에 진출한 이후 해마다 흑자를 내면서 사업이 안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시노펙스는 3분기 말 기준 매출액 1695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했지만, 멤브레인/필터 사업부문은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선방했다.
특히 영업의 실질적인 질(quality)을 좌우하는 내부거래 비중이 작아지면서 외부 고객으로 공급망을 확장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시노펙스 멤브레인/필터 사업부문의 부문수익(연결조정 전)은 278억원이었다. 이중 내부거래로 발생한 내부영업수익은 86억원으로 집계돼 31%에 달했다. 하지만 올 3분기 말 내부영업수익은 14억원가량으로 부문수익(연결조정 전) 215억원 대비 6.5%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대신 외부 고객수익이 201억원가량(93.5%)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멤브레인 사업의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 등이 이어졌고, 필터 사업 등 내부 유관사업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발생한 측면이 크다"며 "올해는 각종 멤브레인 소재를 B2B(기업거래) 사업이 아닌 B2C(소비자거래)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실제 외부거래의 비중이 대폭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노펙스는 올해 초부터 멤브레인/필터 사업부문의 양적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 타법인 인수 등 후속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LG화학으로부터 인수한 김천공장 설비에 추가로 재원을 투입해 그동안 포항 멤브레인 설비에 국한돼 있던 생산능력(capa)을 대폭 늘리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포항설비의 생산능력은 연 240만장(EA) 수준이다. 하지만 김천공장의 인수 및 확장으로 인해 전체 멤브레인/필터 부문의 생산능력이 대폭 증가한 데다 MF(Micro-Filtration), UF(Ultra-Filtration), NF(Nano-Filtration) 등 고사양 멤브레인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김천공장은 그동안 분리막 제조의 난제로 꼽히던 비용매유도상분리방식(NIPS)과 열유도상분리방식(TIPS)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설비"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NIPS/TIPS의 혼합 방식은 양 공정의 단점인 열 제어, 미세기공 제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고사양 멤브레인을 제조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다. 시노펙스는 기체분리 여과막, 초순수 제균용, 막여과 정수장, 해수담수화 전처리 등의 영역에 고사양 멤브레인 제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노펙스가 인수한 '프론텍' 역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론텍은 충남 천안 소재 PTEE(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멤브레인 제조 기업이다. 프론텍이 생산하는 PTEE 멤브레인 소재가 의류, 수소연료전지, 에어필터, 인공혈관 등 다양한 영역에 공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노펙스의 매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타법인을 비교적 합리적인 조건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시노펙스는 9월 프론텍의 지분 100%를 흡수합병하면서 합병신주 68만주를 2971원에 발행했다. 약 20억원 규모다. 여기에 영업권 양수 등의 비용을 합치면 총인수대금 규모는 33억원가량으로 집계된다. 프론텍의 자산 규모가 100억원가량이고, 2019년 매출액은 25억원(순손실 8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노펙스에 유리한 딜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시노펙스는 영업권 및 설비 일체를 인수, 자산총계가 2019년 말 153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8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시노펙스는 프론텍의 기존 설비를 천안사업장으로 재편하면서 멤브레인 제품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월 e-PTFE(Expanded-Poly-Terafluoroethylene) 소재를 기반으로 한 소재 브랜드 ‘시노텍스’를 런칭하면서 B2C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흡수 전 프론텍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시노펙스의 자회사 에스엘바이오필터텍이 마스크의 판매 및 유통을 맡아 관련 매출도 기대된다. 에스엘바이오필터텍은 2005년 시노펙스가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2019년 8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시노펙스는 마스크 원단을 시작으로 반도체 케미컬 공정용 PTEE, 수소연료전지 지지체, 의료기기 장비 등으로 멤브레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ePTFE 소재가 산업 분야를 비롯해 일반 소비재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프론텍의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시노펙스와 결합,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등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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