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위태로운 A급 끝선…회사채 완판 가능할까 [발행사분석]'부정적' 전망 탓 미매각 가능성 높아…SPV 최대 1400억 매입
강철 기자공개 2020-12-07 13:38:4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3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상 초유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CJ CGV가 터키 총수익스왑(TRS) 파생상품 정산 대금 마련을 위해 5년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가장 투자자를 모으기 어렵다고 평가받는 'A-, 부정적' 신용도를 극복하며 완판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시장에선 악화 일로에 있는 수익성, 하이일드(High-yield)로 떨어질 수 있는 등급 등을 거론하며 완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CJ CGV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운용하는 산업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섭외해 미매각 리스크에 대비했다.
◇2000억 마련해 TRS 정산 투입…등급 A-까지 하락
CJ CGV는 오는 15일 3년 만기 공모채를 발행해 20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KB증권을 비롯한 대표 주관사 4곳은 다음주 초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입 수요를 조사한다. 수요예측에서 2000억원이 넘는 주문이 들어와도 증액 발행은 추진하지 않는다.
이번 3년물은 2015년 11월 이후 5년만에 다시 발행하는 공모채다. 지난 5년간 신규 발행이 없었던 탓에 민간 채권평가사 4사가 산출하는 개별 금리는 소멸됐다. CJ CGV와 주관사단은 이를 감안해 희망 금리밴드를 '3.30~3.80%'로 고정해서 제시했다.
공모채로 조달하는 2000억원은 전액 TRS 파생상품 정산에 투입한다. CJ CGV는 2016년 4월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의 기타 주주와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시 공정가치 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액을 정산하기로 하는 TRS 계약을 맺었다.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는 CJ CGV가 터키법인(Mars Entertainment)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TRS 계약은 당시 영리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은 CJ CGV의 수익성 저하를 심화시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CJ CGV가 TRS 계약과 관련해 지난 3분기 누적으로 반영한 평가손실만 약 32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부진과 맞물리며 CJ CGV의 사업 근간을 흔드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러한 개점휴업 상황과 TRS 계약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를 감안해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을 A-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실적 악화가 심해지면 BBB로 떨어뜨릴 여지를 남겼다.

<출처 : CJ CGV>
◇SPV 섭외해 미매각 리스크 대비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관 매출 부진의 장기화 가능성, 가중되는 재무 부담, 하이일드 수준까지 하락한 신용도 등을 들며 2000억원 완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많은 기관 투자자가 올해 회계장부를 마감(북 클로징)하고 있는 점도 미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변수다.
CJ CGV는 이처럼 호의적이지 않은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산업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섭외했다. 산업은행이 운용하는 SPV는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 발생하면 전체 발행액의 70%인 1400억원어치 물량을 매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600억원은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이 나눠 인수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J CGV가 코로나19 이전부터 터키에서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을 낸 점을 시장에서 이미 리스크로 인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 국내 영화관 사업자가 다 같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유독 CJ CGV만 신용도 하락이 두드러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이 펀드를 통해 매입한 회사채의 등급이 A에서 BBB로 떨어지면 기술적으로 강제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수요예측 흥행 여부만 놓고 보면 하이일드펀드의 참여도 가능한 BBB가 A-보다 차라리 낫다"고 설명했다.

<출처 :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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