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오세철 신임 사장, '플랜트 반등' 이끈 주역 35년 근무 '정통 건설맨'…엔지니어 출신 '현장통'
고진영 기자공개 2020-12-10 08:28:3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년 넘게 삼성물산에만 몸 담아온 오세철 부사장이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5년부터 플랜트사업부를 이끌면서 보릿고개를 나고 반등까지 이뤄낸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그간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대표는 그룹 계열사나 미래전략실, 비서실 등을 거친 재무전문가가 대부분이었는데 오 대표는 '현장통'으로 완전한 내부인사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오세철 대표는 부산 영도에서 태어난 엔지니어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바로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재직기간 35년 대부분을 해외 건설현장에서 보내 이 분야 베테랑으로 꼽힌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말레이시아 KLCC 현장, 이후 3년 동안은 싱가포르에서 일했고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등에서 현장소장을 지냈다.
2004년경에는 오 대표가 현장소장으로서 아부다비투자청 건축작업을 지휘하기도 했다. 이 건물은 지하2층~지상38층 규모인데 당시 UAE 아부다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2008년 상무 타이틀을 단 뒤로는 두바이 현장소장과 건축헬스케어팀장, 중동지원팀장, 일반빌딩2팀장을 거쳤다. 5년 뒤인 2013년 12월 전무에 오르면서 글로벌조달센터장을 역임했다. 2015년 7월부터는 플랜트 PM본부 본부장을 담당하다 같은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플랜트사업부장에 올랐다.
2021년 정기인사를 통해 삼성물산 대표에 선임되면서 5년 만에 플랜트사업부를 떠나 건설부문 전체를 총괄하게 된 셈이다. 특히 재무통이었던 전임들과 비교할 때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이 두드러지는데 오 대표가 순수 내부인사라는 부분도 눈에 띈다.
전임 건설부문 대표들의 이력을 보면 이영호 사장이 삼성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전무를 지냈고 최치훈 사장은 삼성SDI와 삼성카드 등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다. 정연주 부회장의 경우 삼성SDI 경영지원팀장,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등을 거쳤다.
오세철 대표는 입사 뒤로 삼성물산에서 떠난 적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전문가 출신으로 대표에 오른 것은 사실상 처음인 데다가 삼성물산에서 워낙 오랫동안 일했으니 내부에서도 반기는 인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승진 역시 그간의 고군분투가 반영됐다는 시선이다.
오 대표가 조직을 총괄해온 기간 플랜트사업부는 시기적으로 적잖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저가수주로 손해를 본 건설사들이 2010년대 들어 수주에 보수적 스탠스를 취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2010년 3조5562억원, 2011년 4조5335억원으로 전체 신규수주에서 각각 34%, 37%를 차지하던 플랜트 수주가 2013년에는 1조47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듬해 다시 5조원대를 회복했지만 2016부터는 다시 7000억~2조원대로 낮아졌다.
매출 역시 자연스레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오 대표가 부서를 맡은 첫해인 2016년 플랜트사업부가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은 3조4715억원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과거 수주를 축소한 영향으로 매년 매출이 줄며 수난기를 보냈다.
하지만 올들어선 플랜트사업부에 볕이 드는 모습이다. 9월 말 기준 플랜트사업부의 누적 매출은 1조7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이상 뛰었다. 3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 상승에 톡톡히 기여했다. 2017년 이후 빌딩과 인프라, 플랜트 등 건설부문의 3개 사업부 가운데 플랜트사업부가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인프라사업부를 제치기도 했다.
수주 성적 역시 양호했다. 3분기까지 1조2150억원어치의 일감을 따내 전년 같은 기간의 수주액보다 15% 늘었다. 특히 올 초 삼성물산이 마수걸이로 수주한 1조1500억원 규모의 UAE ‘푸자이라 F3(Fujairah F3) 복합발전 프로젝트’가 효자 역할을 했다. 이후 다소 동력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오 대표가 건축과 토목, 플랜트 등 모든 분야에서 기술력 및 프로젝트 역량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현장 전문가를 대표로 과감히 보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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