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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V, CP 매입 꾸준…대기업 계열도 수혜 4개월간 1조 안팎 인수, A1부터 A3까지 고른 지원

피혜림 기자공개 2020-12-11 08:43:42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기업어음(CP)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공모채 매입으로 장기물 발행을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곳들에 대해서는 단기물 매입으로 조달 통로를 열어준 모습이다.

매입 규모는 7월 24일 가동 이후 지난 4개월여간 1조원 안팎에 달했다. 당초 주요 매입 대상이었던 A급(A2) 이하와 더불어 조달이 쉽지 않은 'A1' 기업의 지원 요청도 상당했다. 롯데와 CJ, 한화, 효성 등 대기업 계열사까지도 SPV 매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가동 첫날 2700억 매입, 4개월간 1조 안팎

기업유동성지원기구가 CP 시장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7월 24일 출범 당일에만 최소 2700억원의 기업어음을 매입해 단기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당시 CJ대한통운·롯데렌탈·홈플러스(500억원), 한화건설·이랜드월드(300억원), 롯데컬처웍스·동국제강·CJ포디플렉스(200억원) 등이 SPV 인수로 3개월물 CP를 발행했다.

SPV의 CP 매입은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SPV는 해당 기업이 발행한 CP 만기일에 다시 차환물을 매입해 유동성 지원 기간을 늘렸다. SPV 인수 프로그램을 활용한 첫 발행 이후에도 두 세차례 추가 인수에 나서 조달 물량을 늘리기도 했다.

CP 발행내역을 확인한 결과 올 7월 24일부터 현재(9일 기준)까지 SPV가 인수한 CP 잔액은 최소 8990억원 수준이었다. 한화솔루션이 1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다. 뒤를 이어 롯데컬처웍스·군장에너지(800억원), 롯데렌탈(710억원), CJ대한통운(700억원), 홈플러스(640억원) 순이었다.

산업은행은 "정확한 규모를 밝힐 순 없지만 SPV가 매입한 CP 잔액은 1조원 안팎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A1' 매입도 활발, 회사채 지원 병행도

'A1' 기업에 대한 지원도 눈에 띈다. SPV는 CJ대한통운과 롯데렌탈, 한화솔루션 등 공모채 발행이 쉽지 않은 'A1' 기업에 대해서도 CP 매입에 나섰다. 장기물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자 단기물 지원 등으로 발길을 돌린 모습이다.

한화솔루션(AA-, 부정적)은 이미 올 4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경험했다. 당시 CJ대한통운(AA-, 안정적)도 해당 분위기를 반영해 공모 규모를 2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축소했다. 다행히 CJ대한통운은 수요예측 흥행으로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두 기업 모두 이후 공모채 발행에 나서지 않고 있다.

롯데렌탈(AA-, 부정적)은 SPV 지원으로 장·단기물을 모두 마련했다. SPV 출범 첫날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SPV 매입으로 CP 발행을 이어왔다. 올 10월에는 공모채 발행에서 SPV가 모집액(1300억원)에 달하는 600억원을 주문해 투심을 뒷받침했다.

군장에너지(A+) 역시 SPV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10월 28일 군장에너지는 공모채(1400억원)와 CP(800억원) 발행으로 하루 만에 총 2200억원을 확보했다. CP는 전액 SPV가 매입했다. 공모채의 경우 SPV 운용사인 산업은행을 인수단에 포함시켜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SPV는 A급 이하 비우량채 중심의 지원을 위해 출범했지만 투자등급에 한해 모든 크레딧물을 편입할 수 있다. '이자보상비율이 2년 연속 100% 이하인 기업'만 아니라면 CP 지원 요청시 적극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피해업종 적극 활용, 대기업 계열사도 손길

코로나19 피해 기업 역시 SPV의 CP 매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크레딧 하락세가 가속화된 홈플러스(A2-)는 SPV를 통해 640억원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확보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 관련 기업들의 조달세도 가팔랐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 씨제이포디플렉스 등에 대한 CP 매입 지원 규모(잔량 기준)는 각각 800억원, 400억원, 24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CJ와 롯데, 한화와 더불어 효성그룹 계열사 역시 SPV로 자금 숨통을 튼 모습이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효성과학은 SPV로부터 각각 500억원, 200억원, 300억원 이상의 CP 매입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기업 CP 발행 이력을 참고해 추산한 것으로, 실제 지원 규모는 이보다 증가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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