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에 인프라까지…현대重 재무전망 괜찮나 당장 현금유출은 적으나 RCPS 등 잠재 부채 고민 될수도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14 09:12:2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1일 16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업계는 '예측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관건은 딜구조와 실제 인수 주체가 될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 상황이다.현대중공업그룹의 빅딜은 두산인프라코어 뿐만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더 큰 딜을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과 함께 두가지 메가 딜을 감당할 수 있는 재무환경이 필수적인 셈이다.
딜의 주체인 현대중공업지주의 현재 시점에서는 재무상황이 염려스러운 정도는 아니라는게 시장 평가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이 각각 128.3%, 71.4%이다. 다만 연결 차입금 규모가 10조원 수준으로 상승한 것은 부담 요소다.
두 딜을 진행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의 부채 부담은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딜에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보통주를 출자받는 대가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준다.
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위해 1조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현대중공업지주는 이 유증에 보유 지분율(30.95%)만큼 참여한다.
현대중공업그룹측에서 당장 유출되는 현금은 한국조선해양 유증에 참여하면서 발생하는 약 4000억원 규모다. 다만 추후 산은이 RCPS 상환권을 요구했을 때 발생하는 금액도 분명 갚아야 할 돈이다.
물론 산은 측은 이 RCPS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측에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걸어뒀다. 산은이 현대중공업그룹측에 상환권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RCPS 발행일로부터 4년 6개월~5년이 되는 날까지인데, 여기서 현대중공업그룹측은 최대 10년까지 상환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연장될 뿐 사라지지 않는 금액임은 여전하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현대중공업그룹 측이 산은에 RCPS 단가와 전환비율 등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코로나19로 악화한 조선업 상황을 설명한 건 맞으나 인수조건 변경 등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빅딜과 관련해 산은 측에 회사의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는 사실 자체만 놓고 봐도 인수자의 부담 정도를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외부환경 악화로 수주 상황이 악화하자 연간 수주량 목표량을 37% 낮추기도 했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추가적인 현금 유출이 이뤄질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의 잠재적인 부채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KDBI 컨소시엄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약 9000억원이라는 가격을 불렀다고 전해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중 절반만을 부담한다고 해도 현재 재무상황에 적잖게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만 놓고 보면 양사의 덩치 대비 비교적 적은 현금으로 인수할 수 있는 것은 맞으나 잠재적인 부채가 쌓인다는 점은 부담 요소"라면서 "추후 그룹 핵심사업인 조선업이나 정유업 시황이 악화할 경우 고민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거래소, 3시간 심사 끝에 제노스코 상장 '미승인' 확정
- 대방건설, '부채비율 80%'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
- [상호관세 후폭풍]'90일 유예'에 기업들 일단 안도, 정부 협상 성과에 쏠린 눈
- 에이치알운용, 한투 이어 '신한 PWM' 뚫었다
- KB증권, 2분기 롱숏·메자닌 헤지펀드 '집중'
- "지분 3%로 이사회 흔든다"…얼라인 '전투형 전략'의 정석
- 하나증권, 성장주 중심 라인업 변화
- 우리은행, 가판대 라인업 확대…'해외 AI·반도체' 신뢰 여전
- 하나은행, 라인업 고수 속 'NH필승코리아' 추가
- 리운운용, 메자닌 전문가 모셨다…투자 영역 확대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Financial Index/한화그룹]한화오션, 그룹 상장사 중 매출 성장률 '1위'
- [Financial Index/한화그룹]한화에어로, TSR 압도적 선두…솔루션 주주는 '근심'
- [Financial Index/한화그룹]한화그룹, 방산·조선 빼면 전부 PBR 0.5배 미만
- [Financial Index/한화그룹]방산·태양광 희비 '극명'…솔루션 ROE 악화 심화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20조' 육박…계열사 대부분 흑자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 3형제 가족회사 한화에너지, 가용 현금만 5000억
- [조선업 리포트]한화오션, 든든한 자금줄 산은 덕 현금흐름 '이상무'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순현금만 93조…차입 부담 버거운 호텔신라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영업익 본 궤도로…수익성 독보적 1위 삼바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重 매출성장 1위, 삼바·삼전도 반등…고민 깊은 S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