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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지주사 되나…문어발 투자 vs 오픈이노베이션 재도전 끝에 툴젠 인수…"바이오텍 신사업 모델 제시" 의견도

민경문 기자공개 2020-12-14 12:31:0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홀딩컴퍼니(지주회사)로 변모하는 것 아닌가"

툴젠을 인수한 제넥신을 향한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금까지 타법인투자 금액만 4000억원에 달한다. 독자적인 파이프라인 개발보다 타법인 출자로 수익을 내는 데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바이오텍으로서 지속가능한 영업 모델을 확보했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제넥신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김진수 박사 등 툴젠 주요주주 지분 14.96%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고 밝혔다. 향후 툴젠이 실시하는 1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을 16.64%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6월 툴젠 합병을 시도했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의 한계를 넘지 못해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매번 상장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던 툴젠으로선 나쁘지 않은 거래다. 특히 LB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IMM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도 가능해졌다. 제넥신도 툴젠의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한 CAR-T 치료제 개발 등 파이프라인 확장이 가능해졌다. 딜 성사를 위해 증자 및 CB 발행까지 감수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최대주주가 바뀐 툴젠은 재차 IPO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은 제넥신의 전방위 투자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외부 투자액은 4000억원에 육박한다. 작년 말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전체 자산 규모의 74%에 달하는 수치다. 출자법인 수만 19개에 이르고 있다. 올해에도 제넨바이오, 코이뮨(Colmmune), 와이바이오로직스, 에스엘포젠 등에 기업에 대해 올해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른바 성영철식 오픈이노베이션인 셈이다.

일부에선 제넥신이 바이오텍이라기보다 투자회사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회사는 코스닥에 입성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신약개발이나 대형 라이선스아웃(L/O) 등과 같은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도 올랐지만 임상 성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제넥신은 올해 3분기(누적 기준) 매출 101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26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순이익은 무려 118억원을 달성했다. 일부 피투자법인들의 기업공개(IPO)로 그만큼의 평가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진행중인 네오이뮨텍 IPO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신약개발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면서 꾸준히 외부 펀딩에 의존해야 하는 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제넥신 시가총액은 3조원이 넘는다.

시장 관계자는 "제넥신을 단기간 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텍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볼수도 있다"며 "지아이이노베이션, SCM생명과학 등이 꾸준히 외부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제넥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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