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현금부자 분석]'현금 비중 70%' 삼일기업공사, 상시 수주 대비?유동자산 시총 상회, 불확실성 대비 선도 대응 vs 적정 운용 필요 '엇갈린 평가'
방글아 기자공개 2020-12-23 08:23:34
[편집자주]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달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그간 외면받았던 코스닥 시장에도 풍부한 자금이 물려 온기가 돌고 있다. 이런 투자심리 변화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유연한 대처를 가능케 한 기업의 불확실성 대응 능력이 꼽힌다. 더벨은 이같은 기업 경쟁력의 주요 잣대가 된 현금 유동성을 중심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사업과 재무, 거버넌스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건설업체 '삼일기업공사'의 현금 보유 전략을 두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린다. 총자산 대비 현금 비중이 70% 육박하고 있어서다. 수주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특성상 대규모 수주공고에 대비해 재무적으로 상시 준비 태세를 갖춘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현금 보유 수준이 과도해 적절한 운용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삼일기업공사는 1958년 2월 설립된 건축·토목 기업이다. '엔지니어링 컨설팅 서비스' 개념을 최초로 시도한 곳으로 '건설 외길 60년' 동안 다양한 시공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하지만 60년 업력에 비해 사업과 재무, 소유구조는 단출한 편이다. 창업주 2세 박종웅 회장이 단일 주요 주주로 공고한 지배력을 확보해 국내 민관 도급 시장에서 건축과 토목 공사를 수주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건축은 민간에서, 토목은 관급에서 주로 수주하고 있다.
특히 동시대 생긴 여느 기업과 비교해서도 단순한 재무구조가 눈에 띈다. 사업과 직결된 운전자산이 대부분이고 특히 유동자산 비중이 매우 크다. 자산총계는 645억원이며,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은 441억원(68.6%)에 달한다. 또 유동자산(563억원)만으로 시가총액(486억원)을 넘어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16일 종가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배다.
이 같은 재무구조는 재무 건실도를 주요한 항목으로 평가해 수주 업체를 결정하는 업계 특성과 박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 철학이 맞물린 결과다.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 하청의 재하청 등을 이유로 시장 플레이어의 유동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다. 이 때문에 최초로 공사 수주를 따내는 업체에 높은 유동성이 요구된다. 여기에 '금융비용 제로(0)'를 추구하는 박 회장의 경영 방침이 더해졌다.
이는 부채 구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실제로 금융비용이 제로다. 부채비율도 8.1%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전액(약 50억원) 운전자금 용도다. 계정별로는 매입채무 등(32억원), 진행청구액(12억원) 외 임대보증금과 하자보증예수금으로 구성된 기타비유동부채(6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1년 내 회수할 기타금융자산(233억원)을 제외한 금융자산은 42억원 정도다. 이 또한 대부분이 대여금과 수취채권으로 구성됐다. 특히 비유동 금융자산의 경우 대부분 만기 보유 목적으로 들고 있다.
이 같은 자산 운용 전략을 놓고선 평가가 갈린다. 불확실성이 높은 국내 건설 경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와 적절한 배분·운용을 통해 영업외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세보엠이씨, 성도이엔지 등 시총이 엇비슷한 코스닥 건설·토목 영위 기업들의 경우 여윳돈으로 추가 수익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삼일기업공사 만큼 현금성자산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비중은 세보엠이씨 6.9%, 성도이엔지 13.4%로 집계됐다.
삼일기업공사는 올해 들어 실적 악화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6%포인트, 1.3%포인트 하락한 4.3%, 4.0%로 집계됐다.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지만 삼일기업공사는 한우물 전략에 따른 경영 방침으로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삼일기업공사 관계자는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한 기업 문화"라며 "영업활동 결과로 쌓이는 현금을 축적해 오래전부터 이 같은 재무 전략을 고수해 왔고, 한눈팔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향후에도 이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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