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PE 애뉴얼 리포트]IMM인베, 국내외 투자 행보 "바쁘다 바빠"펀딩도 연일 승전보…내년 크래프톤 엑시트 성과 기대
김병윤 기자공개 2020-12-22 07:37:52
[편집자주]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PE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까지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존 계획의 불가피한 조정도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재앙속에 PE 운용사들의 한해는 어땠을까. 투자와 회수, 펀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활발한 투자 행보가 돋보였다. 해외투자의 경우 지난해 북미·동남아시아에 이어 올해는 중국이 주요 타깃이었다. 인프라 부문에 특히 힘을 싣는 모습이다.출자사업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냈다. 국민연금의 출자사업을 시작으로 지원한 곳마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덕분에 메자닌(mezzanine)펀드 결성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크래프톤 엑시트(exit) 성과는 내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데, 현재 몸값이 수십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에 포함된 만큼 이에 따른 변화도 주목된다.
◇국내외 투자 활발…중국 진출 눈길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중국을 타깃으로 활발한 해외투자 활동을 벌였다. 베트남 빈그룹과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업체 TEP(Texas Express Pipeline) 등에 투자하며 지난해에 이어 활발한 해외 투자 기조를 이어갔다. 단 지역엔 변화를 줘 올해엔 중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중국 투자의 포문은 폐수처리업체 유나이티드워터(united water)가 열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유나이티드워터의 구주 10% 가량을 취득했다. 거래가격은 500억원 수준이다.
유나이티드워터는 순수 민간지분으로만 구성된 업체다. 중국 내에서도 비교적 경영 자율이 보장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상수 공급 △폐수 처리 △상·폐수 엔지니어링 등이 핵심 사업이며, 이 가운데 상수 공급과 폐수 처리 부문은 중국 정부와 30∼50년 독점계약을 맺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와의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실현할 수 있다.
여느 해외투자 때와 마찬가지로 이사 선임 권리도 계약에 포함했다. 소수지분 투자지만 이사회에 참여,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불투명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중국 투자는 SK㈜와 협업했다. SK㈜가 보유한 코파펀드(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를 통해 중국의 친데이터그룹(Chindata Group)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에 참여했다. 총 투자규모는 3억달러다.
친데이터그룹 투자는 SK㈜와 IMM인베스트먼트 간 중국·인프라 투자 니즈가 맞물리면서 이뤄졌다. SK㈜는 2017년과 2018년 중국 물류센터 운영사 ESR(ESR Cayman Limited) 투자한 후 중국 인프라 투자에 줄곧 관심을 보였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들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장하며 글로벌시장에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여러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국내에서도 추가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로부터 통신서비스 전문업체 드림라인을 약 900억원에 사들였다. 드림라인을 인수함에 따라 그 자회사인 인터넷데이터센터(internet data center·IDC) 기업 드림마크원도 보유하게 됐다.
설립 후 처음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를 조성, 나진산업 지분 100%를 취득한 건도 눈에 띈다. 이 투자는 나진산업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두 회장의 사망 후 상속세 이슈가 불거지면서 비롯됐다.
투자는 다소 복잡하게 이뤄졌다. 2017년 IMM인베스트먼트는 나진산업 지분 100%를 취득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73.05%를 먼저 매입했고, 잔여지분 취득은 약 2년 후인 올해야 이뤄졌다.
지분 추가 투자에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 것은 법적 다툼 때문이었다. 딜 추진 과정 중 나진산업의 또 다른 원매자였던 오진상사와의 이중계약 이슈가 불거졌고, 오진상사는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오진상사와 합의를 이끌어내며 투자를 본격화하게 됐다.
◇출자사업 연전연승…페트라8호 결성 탄력
IMM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펀딩시장에서 상당한 두각을 나타냈다. 제안서를 제출한 출자사업에서 모두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저력을 과시하면서다.
첫 승전보는 국민연금공단의 출자사업에서 울렸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6월 국민연금공단의 사모투자 분야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이하 위탁사)로 뽑히며 메자닌(mezzanine) 블라인드펀드 '페트라8호' 결성을 본격화했다.
이후 △총회연금재단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우정사업본부 등의 출자사업에서 연달아 위탁사로 선정됐다. 국민연금공단의 위탁사 선정결과는 이후 타기관 출자사업에서도 영향을 끼치곤 하는데, IMM인베스트먼트의 펀딩은 대표적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출자사업에서 연전연승하자 페트라8호의 조성에도 속도가 붙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원래 5000억원 규모로 페트라8호를 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펀드 목표액은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3500억원 안팎의 자금이 모이면 1차 클로징을 단행할 전망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내년 인프라펀드도 새로 결성할 계획이다. 기존 펀드인 인프라8호(아이엠엠인프라제8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2000억원 규모다, 인프라8호는 지난해 1차 클로징에 이어 올 상반기 2차 클로징을 마쳤다. 내년 새로 만들어질 인프라펀드의 규모는 인프라8호의 결성액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 엑시트 기대감…공정위 규제 지속 여부 관심
IMM인베스트먼트의 내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엑시트다. 특히 수십조원의 몸값이 거론되는 크래프톤에 이목이 집중된다. 크래프톤이 내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IMM인베스트먼트도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의 일부 회수를 할 전망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에 총 세 차례 투자했다. 크래프톤 설립 2년 후인 2009년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등 VC와 컨소시엄을 이뤄 첫 투자에 나섰다. 5년 후엔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크래프톤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135억원어치 매입하며 두 번째 투자가 이뤄졌다.
세 번째 투자는 2018년 진행됐다. 앞서 두 차례의 투자를 엑시트한 후였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또 다른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NHN인베스트먼트 등과 '밸리즈원 유한회사'(이하 밸리즈원)를 설립해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밸리즈원에 2000억원 출자했다. 기존의 두 차례 투자액 대비 크게 판을 키운 셈이다.
최근 크래프톤 주가는 장외에서 16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밸리즈원이 주당 65만원에 크래프톤 지분을 매입한 점을 감안했을 때, IPO가 이뤄졌을 경우 상당한 차익을 올릴 전망이다.
한편 IMM인베스트먼트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올해 처음 포함됐다. 공정거래법의 사업자에 속하며 5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서다. PEF 운용사 가운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오른 건 IMM인베스트먼트가 최초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현재의 지배구조를 바꾸면 공정위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연인의 동일인 지정'과 '지배구조 최정점 기업의 업종' 등 두 가지를 손보면 된다. 지주사격인 '유한회사 아이엠엠(IMM, LLC.,)의 주주 수를 늘려 지분을 더 분산하고, IMM의 사업목적에 금융·보험업을 추가하면 규제 이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규 펀드 결성과 함께 투자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의 지배구조 하에서는 공정위 규제에 계속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PEF 운용사의 투자내역이 공시되는 점은 GP·LP 모두에게 부담이될 수 있다"며 "IMM인베스트먼트가 현재 보이는 차별점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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