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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NH농협금융, 여전한 중앙회 영향력이종백 신임 사외이사, 감사위원 시절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와 인연 눈길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21 07:53:0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 이사회가 새로운 사외이사로 농협중앙회 측근이 추천한 인물을 영입했다. 이사회 정원(9명)의 20%가 중앙회 측근 인물로 채워진 셈이다. 의사결정 구조상 매년 주요 안건 의사결정마다 농협중앙회 개입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는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거쳐 이종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내달 1일부터로 당장 차기 지주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내년 농협금융의 안건결의, 감시·견제 등 주요 이사회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 이사 선임배경에 대해 "법률분야의 전문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1950년생으로 부산고, 서울대 법학 석사 학위를 수료했다. 그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 SK건설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달부터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논의해왔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2018년 말 사외이사를 8명까지 늘리기도 했지만 작년 방문규 이사가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줄곧 정원을 늘리지 못했다. 올 초 중앙회장 교체, 코로나19 등과 맞물려 6인(이준행·이진순·박해식·이기연·남유선·김용기)체제를 유지해왔던 것이다.

주목할 점은 신규 선임된 이 이사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두터운 인연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 이사는 과거에도 농협 조직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 당시 이 회장과 함께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농협중앙회의 감사위원직을 수행했다. 감사위원의 임기가 3년인데 둘다 나란히 한번씩 연임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 이사는 이 회장(1949년생)과 나이도 한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동년배"라며 "당시 감사위원들 중에서도 가장 원활하게 소통을 했으며 최근까지도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이 이사와 이 회장의 친분이 십분 발휘됐다는 후문이다. 이 이사를 추천한 인물은 다름 아닌 정재영 비상임이사였다.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도 농협중앙회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물론 내규에 따르면 정 이사도 농협금융 이사회 구성원이자 동시에 임추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추천자격이 있다. 다만 농협금융 이사회 특성상 구성원들이 정 이사가 추천한 인물을 반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간 농협금융의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의사결정의 '키맨' 역할을 담당해왔다. 모회사인 농협중앙회 내에서 입지가 두터운 인물이 선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주 이사회에 농협중앙회의 의사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일례로 전임자였던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농협 조합장) 역시 당시 농협중앙회장이었던 김병원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김 전 회장과는 '호남출신' 인사라는 지역적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그가 회장직을 3번이나 도전할 때 마다 적극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 전 이사는 농협 조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다. 농협의 금융, 유통 회사를 두루 경험했던 인물로 꼽혔다.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초 농협중앙회 회장선거에도 출마했던 인물이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약 4년여간 농협금융 이사회 비상임이사를 지냈으며 발언권도 컸다.

정재영 비상임이사(낙생농협 조합장) 역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3월 당선되면서 함께 발탁된 인물이다. 실제 이 회장과의 인연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는 과거 경기도의회도의원 시절부터 이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회장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업무지역이 중첩된 덕에 잦은 교류를 이어왔다는 전언이다.

결국 지난주 11일 임추위에 참가한 위원(이준행·이진순·박해식·이기연)은 모두 찬성표를 들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임추위는 지난달 27일 임추위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한 뒤 이달 8일 이종백 이사에 대한 자격검증 작업을 진행해 최종 선출했다.

이로써 농협금융 이사회 정원 9명(현재 회장 공석 감안)의 20% 정도가 중앙회 인물로 채워졌다. 농협금융이 중앙회로부터 분리독립한 지 8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이사회 구성 과정에서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여전히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방증하는 부분"이라며 "향후 두 인물을 통해 중앙회의 입김이 반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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